믿었던 선발투수는 타구가 계속 빗맞는 불운에 시달렸고, 타선의 해결사는 자취를 감췄다. 디펜딩챔피언이 4연패라는 낯선 현실에 처했다.
19일 수원 KT전에 앞서 3연패에 빠져 있었던 SSG 랜더스. 타격 지표가 디펜딩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았다.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3위(3.49)로 분전 중이었지만 타선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며 팀 타율(2할4푼2리), 득점(55점), 득점권타율(2할2푼2리)이 모두 9위로 처져 있었다. 최정(2할1푼2리), 전의산(1할9푼4리), 한유섬(1할2푼9리), 이재원(4푼3리) 등 주축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가 뼈아팠다.
이에 김원형 감독은 19일 라인업 개편 승부수를 띄웠다. 최지훈(중견수)-길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최주환(2루수)-박성한(유격수)-한유섬(우익수)-전의산(1루수)-김민식(포수) 순의 타선이었다. 추신수 3번 출전은 2022년 8월 7일 문학 삼성전 이후 255일만, 최지훈의 1번 출전은 2022년 9월 15일 창원 NC전 이후 216일만이었다. 김 감독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반등하면 또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타선의 부활을 기원했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여전히 무뎠다. 부상에서 돌아온 엄상백을 필두로 손동현-조이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지는 KT 마운드를 만나 2득점에 그쳤다. 1사 1루 기회를 시작으로 4회 2사 1, 2루, 6회 2사 2루 찬스가 모두 무산됐고, 0-5로 뒤진 8회에는 1사 2, 3루서 최지훈의 안타성 타구가 신인 중견수 정준영에 막히는 불운까지 따랐다. 이후 에레디아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추신수가 1루수 땅볼에 그쳤다. SSG는 마지막 9회 2사 2, 3루서 전의산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간신히 영봉패를 면했다.
마운드에서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3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던 박종훈이 또 부진했다. 이날은 6회까지 마운드에 올랐지만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흔들리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1회 1루수 전의산의 실책으로 처한 위기서 강백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은 뒤 3회 2사 1, 2루서 박병호-장성우-김준태에게 3타자 연속 적시타를 헌납했는데 빗맞은 타구가 속출하며 운조차 따르지 않았다.
SSG는 KT에 2-5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8승 6패. SSG가 4연패를 당한 건 작년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8일 대구 삼성전 이후 193일만이었다. 다만 당시는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당한 연패였다. 이번 4연패를 그 때에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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