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통증을 호소하면 곧바로 교체하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우려는 기우였다. 작년 승률왕 엄상백이 5이닝 동안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화려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엄상백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팀의 시즌 첫 3연승을 이끈 활약이었다.
1회 1사 후 길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추신수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주자를 지웠다.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2회와 3회 연달아 10구 삼자범퇴를 만들며 빠르게 이닝을 소화했고, 4회 2사 후 추신수의 볼넷, 최정의 내야안타로 처한 1, 2루 위기는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극복했다. 이후 5-0으로 앞선 5회 다시 공 11개로 세 타자만을 상대하며 손쉽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투구수는 68개.
엄상백은 5-0으로 리드한 6회 손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부상 복귀전을 마쳤다. 최고 148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여 작년 통합우승팀 SSG 타선을 무실점 봉쇄했다. 스트라이크(68개)-볼(25개)의 비율도 이상적이었다.
엄상백은 지난 4일 수원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4회 교체됐다. 사유는 부상이었다. 우측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며 65구 만에 마운드서 내려왔고, 2주 동안 등판 없이 회복에 전념했다.
재활을 거쳐 마침내 19일 등판 준비를 마친 엄상백. 그러나 사령탑은 여전히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상태가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던지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안 아프면 70구 정도 던질 것이고, 경기 중간 계속 상태를 체크하면서 안 좋으면 그만 던지게 할 생각이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엄상백은 4일 경기가 우천 노게임 선언되며 이날 다시 시즌 첫 등판에 나서게 됐다. 부상 복귀라는 이슈에 지난해 SSG 상대로도 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25로 흔들렸지만 모든 걱정은 기우였다. 5이닝 동안 작년 승률왕의 위용을 뽐내며 기분 좋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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