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버치 스미스(33)가 2023시즌 KBO리그 1호 방출 외국인 선수가 됐다.
한화는 19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투수 스미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화 구단은 '새 외국인 투수를 조속히 팀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한화가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했다. 보장 금액만 80만 달러로 적잖은 투자를 했지만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1일 고척 키움전 2⅔이닝 60구 투구로 허무하게 끝났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부상을 달고 다녔던 스미스는 구위가 워낙 좋아 아프지 않으면 무조건 통할 투수로 평가됐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2경기 4⅓이닝 무안타 무실점, 시범경기에서 3경기 12⅔이닝 15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1.42로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지난 2년간 국내 투수 김민우에게 개막전 선발을 맡겼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자신의 원칙을 깨고 스미스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그러나 설마 했던 부상 리스크가 개막전부터 터졌다.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무실점으로 막던 3회 2사 1,2루 에디슨 러셀 타석 중 3구째를 던진 뒤 몸에 이상 증세를 보였다.
덕아웃에 손짓으로 사인을 보낸 스미스는 투구수 60개에 자진 강판했고, 그것이 마지막 모습으로 남았다. 이튿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스미스는 3일 서울의 정형외과 두 곳에서 엑스레이 및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했다. 검진 결과 투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어깨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생긴 것으로 나왔다.
주사 치료를 받고 12일부터 캐치볼을 시작했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17일 재검진 결과에서도 약간의 호전된 상태를 보였지만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수베로 감독도 18일 경기를 앞두고 스미스 상태에 대해 "눈에 띄는 진전이 없다"며 복귀 기대를 사실상 접은 모습이었다.
선수 본인이 몸 상태에 불안함을 느껴 복귀 일정을 차일피일 미뤘고, 한화도 더는 기다리지 않고 플랜B를 가동했다. 유망주 남지민이 스미스 자리에 대체 선발로 들어왔지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소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불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언제까지 비워둘 수 없었다.
4월 시즌 초반이라 대체 선수 영입이 어려운 시기이지만 스미스를 영입할 때부터 부상을 대비한 플랜B를 준비했고,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가동하게 됐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4월 중순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의 동반 부상으로 두 달간 외국인 투수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다 순위 싸움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지난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올해는 빠르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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