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LG 마무리 고우석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부상을 돌아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는 표정이었다.
고우석은 19일 잠실구장에서 NC전에 앞서 취재진 인터뷰를 가졌다.
고우석은 전날 NC전에서 4-4 동점인 9회 등판해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박민우, 한석현, 박건우를 상대로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끝냈다. 최고 구속은 156km가 나왔다.
고우석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출전했는데, 공식 평가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WBC에서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귀국 후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우측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 염증으로 드러났다. 재활을 거쳐 18일 1군에 복귀했다.
취재진 인터뷰에서 좌절을 이겨내는 과정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던 고우석은 점점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모습이었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고우석은 “그 때 당시에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열심히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팔이…”라고 말한 뒤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아무것도) 못 했다는 게 많이 아쉽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많이 아쉽다”고 어렵게 말문을 이어갔다.
고우석은 “그래도 또 경기를 해야 되는거니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어제 우리가 졌으니까 인터뷰를 하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도 들고, 나로 인해 팀 분위기가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질 수 있다. 아픈 기억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고우석은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지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못 했다고 생각을 하니까 많이 아쉽다. 경기를 나가서 못 던질 수도 있고 잘 던질 수 있다. 그런 건 힘들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시도조차 못하는 게 가장 무섭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대회가 매년 열리는 대회도 아니고, 또 다음에 열린다고 해서 같은 열정으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또 태극마크를 언제 달 수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실패를 경험해서 더 강해진다고 한다. 실패를 경험을 토대로 뭐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시도조차 못해본 게 좀 힘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는 9월 아시안게임도 있고, 앞으로 국제대회는 계속 있다. 고우석은 "지금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태극마크를 피하고 싶다거나 부담된다거나 이런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항상 달 때마다 영광스러운 자리다. 엔트리가 발표될 때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도 좀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나가서 달고 싶은 생각이고, 앞으로 계속 기량을 쌓아 올려서 나갈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대표팀이면 더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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