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쉬웠길래...'156km' 최고 마무리, 왜 WBC 부상을 얘기하다 '울컥'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4.19 16: 59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LG 마무리 고우석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부상을 돌아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는 표정이었다. 
고우석은 19일 잠실구장에서 NC전에 앞서 취재진 인터뷰를 가졌다.
고우석은 전날 NC전에서 4-4 동점인 9회 등판해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박민우, 한석현, 박건우를 상대로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끝냈다. 최고 구속은 156km가 나왔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9회초 마운드에 오른 LG 투수 고우석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4.18 / dreamer@osen.co.kr

고우석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출전했는데, 공식 평가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WBC에서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귀국 후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우측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 염증으로 드러났다. 재활을 거쳐 18일 1군에 복귀했다. 
취재진 인터뷰에서 좌절을 이겨내는 과정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던 고우석은 점점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모습이었다.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고우석은 “그 때 당시에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열심히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팔이…”라고 말한 뒤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아무것도) 못 했다는 게 많이 아쉽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많이 아쉽다”고 어렵게 말문을 이어갔다.
고우석은 “그래도 또 경기를 해야 되는거니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어제 우리가 졌으니까 인터뷰를 하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도 들고, 나로 인해 팀 분위기가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질 수 있다. 아픈 기억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고우석은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지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못 했다고 생각을 하니까 많이 아쉽다. 경기를 나가서 못 던질 수도 있고 잘 던질 수 있다. 그런 건 힘들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시도조차 못하는 게 가장 무섭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대회가 매년 열리는 대회도 아니고, 또 다음에 열린다고 해서 같은 열정으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또 태극마크를 언제 달 수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실패를 경험해서 더 강해진다고 한다. 실패를 경험을 토대로 뭐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시도조차 못해본 게 좀 힘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는 9월 아시안게임도 있고, 앞으로 국제대회는 계속 있다. 고우석은 "지금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태극마크를 피하고 싶다거나 부담된다거나 이런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항상 달 때마다 영광스러운 자리다. 엔트리가  발표될 때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도  좀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나가서 달고 싶은 생각이고, 앞으로 계속 기량을 쌓아 올려서 나갈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대표팀이면 더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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