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2)은 올해 롯데 필승조의 확실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첫 해 31경기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5(29⅔이닝 16자책점) 26탈삼진으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듬해인 2021년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지만 후반기에 돌아와 언터쳐블의 면모를 과시하며 필승조의 상징 같은 기록인 20홀드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2.85.
하지만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준비를 했지만 마무리 김원중의 부상으로 시즌 출발은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았다. 시즌 초반은 괜찮았지만 갈수록 들쑥날쑥했다. 68경기 71이닝 3승4패 14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4.06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서 올해는 스스로도 각오를 단단히 했다. 코칭스태프도 최준용의 보직을 필승조로 일찌감치 못 박았다. 그러나 최준용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시범경기 성적도 5경기 4이닝 9피안타(3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6자책점), 평균자책점 13.50에 그쳤다. 결국 시즌 출발도 2군이었다.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밸런스도 좋았을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개막 이후에도 한동안 2군에서 공을 잡지 않았고 밸런스를 교정했다. 실전 등판도 천천히 준비했다. 지난 14일 부산과학기술대학과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9개. 최고구속은 146km, 평균 143km를 기록했다.
그리고 18일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섰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6.8km, 평균 144.3km를 찍었다. 투구 수는 18개.
구속과 구위가 동의어는 아니다. 빠른 구속이 아니더라도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투수들이 있다. 최준용이 대표적이었다. 150km를 넘는 구속은 아니더라도 140km 중후반대의 공으로도 뛰어난 구위를 보여줬다. 분당 회전수(rpm) 2500회가 넘는, 솟아오르는 듯한 묵직한 패스트볼은 최준용을 롯데가 자랑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으로 자리 잡게 했다.
그러나 현재 구속은 물론 구위도 그리 좋지 않다. 임경완 롯데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강하게 던지려고 하는데 구위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 변화구도 완전하지 않다. 시범경기 막판 150km를 던졌다고 하더라도 같은 150km의 공이 아니었다. 완벽한 커맨드도 되어야 한다”라고 조심스레 의견을 전했다. 임 코치가 직접 판단하기에는 아직 1군 레벨에서 필승조 역할을 할 단계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이날 패스트볼 구속이 일정하지 않았다. 패스트볼이 140km를 찍기도 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최준용이 겪고 있는 과정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투수인지, 또 어떤 장점을 가진 투수인지를 알아가고 있는 시간이다”라면서 “어떤 투수인지 스스로 발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 모습을 발견하면 최준용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용의 복귀에 긍정적이었지만 당장 복귀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선발진이 6회는 커녕 5회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다. 롯데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2차례 기록했는데 모두 나균안이 기록했다. 나균안이 등판했던 3경기 18⅔이닝을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의 투수가 10경기에서 50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결국 불펜진에 과부하가 쏠리게 되는 상황이다. 구승민 김원중을 제외하면 확실한 필승카드 없이 상황에 맞게 투수진을 운용하고 있는 상황. 최준용의 존재가 그리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김상수 김진욱이 분전하며 현재를 타개하고 있다.
일단 1군 현장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준용의 몸 상태와 컨디션을 냉정하게 판단해서 콜업할 전망. 19일 삼성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도 등판이 예고되어 있다. 과연 최준용은 언제쯤 우리가 알던 묵직한 돌직구를 안고 1군에 올라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