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홀드 필승조’ 최준용의 복귀는 아직 요원하다. 4월은 현재 1군에 있는 불펜 자원들로 버텨야 한다. 난세의 영웅이 나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3년차 좌완 김진욱(21)은 조금씩 자신을 다시 증명하고 있다.
김진욱의 올 시즌 첫 등판은 최악의 결과가 나오기 직전 마무리 됐다.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1-3으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올랐다.
겨우내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몸을 키우고 영점을 잡기 위해 했던 노력들의 성과를 보여주고 증명해야 하는 첫 시작이었다. 그런데 고질적인 문제가 또 김진욱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최주환 에레디아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최상민을 희생번트로 처리했지만 박성한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김상수로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경기는 우천으로 중단됐고 강우콜드게임으로 마무리 됐다. 김진욱이 내보낸 주자들은 그대로 증발했다. 3볼넷이라는 최악의 과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실점이었다.
이후 김진욱은 제로 베이스로 돌아갔다. 스스로 달라졌다는 것을 다시 증명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3연속 볼넷 경기 이후 볼넷 없이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12일 LG전 원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해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14일 삼성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 15일 삼성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5일 경기는 6-3으로 앞선 6회 선발 나균안에 이어 올라왔다. 필승조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홀드를 기록했다.
흩날리는 공들이 사라졌고 탄착군이 비교적 잘 형성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구속이 140km 초중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대신 제구가 잡혔다. 자연스럽게 타자와의 승부가 잘 풀렸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영점 잡힌 김진욱의 분전은 팀에 필요하다. 최준용이 컨디션 조절과 밸런스 재조정 문제로 2군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진의 난조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필승조 구승민 마무리 김원중, 단 2명의 필승 카드만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불펜진이 나눠서 과부하를 나눠서 분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김진욱도 당초 필승카드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현재 투수진 상황에서는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제는 김진욱도 단순히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선수가 아니다. 실전 전력이 되어야 한다. 코칭스태프는 김진욱을 향해 "가운데 3개를 던지면 믿고 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진욱은 스트라이크를 꽂고 있다.
김진욱의 3년차, 자신이 왜 최고 유망주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보여주는 시즌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