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천웅은 불법 온라인 도박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KBO 징계를 받을 것이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에 악재를 만든 이천웅은 쉽게 용서받을 수 있을까.
LG 이천웅은 지난해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2021년부터 잔부상과 부진으로 1군 출장 기회가 줄어들었다. 입지가 좁아지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불법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댔다. 첫 번째 배신이었다.
이천웅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을 인정한 후 LG 베테랑 김현수는 “세상이 달라졌고,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자기 자신, 가족, 미래, 선수 생활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 3월말 KBO는 클린베이스볼센터를 통해 불법 온라인 도박 제보를 받았다. 언론 보도로 알려진 후 LG 구단은 소속 선수들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했는데, 이천웅은 사실을 부인하고 숨겼다. 두 번째 배신이었다. 이천웅은 언젠가는 밝혀질 사실을 숨기는데 급급했고 결국 일을 키웠다.
LG는 선수의 말을 믿고 이천웅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이천웅은 개막전부터 출장(교체)했고, 2일 KT전에서는 스퀴즈 번트 안타로 결승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KBO는 조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서 지난 6일 검찰에 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 혐의를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KBO는 LG 구단에 이를 통보했다.
LG는 6일 이천웅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잔류군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이천웅과 면담을 했는데, 이천웅은 사실이 아니라고 잡아뗐다. 이후에도 LG는 이천웅과 수 차례 면담을 하고 자체조사를 실시했지만 계속 부인했다. 세 번째 배신이었다.
이천웅은 결국 시간이 흐른 뒤에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천웅은 12일 밤 차명석 단장에게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을 인정했다.
LG는 14일 오전 “이천웅이 온라인 도박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천웅이 가족에게 얘기할 시간을 달라고 구단에 부탁해 이를 들어주느라 하루 늦게 발표했다.
과거 박현준의 승부조작 사건 때 선수의 ‘결백하다’는 말을 100% 믿었던 LG는 또 한 번 선수에게 쓰라린 배신을 경험했다.
KBO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선수, 감독, 코치, 구단 임직원이 도박, 불법 인터넷 도박을 저지르면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천웅은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거짓말로 수 차례 미뤄 가중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KBO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에 착수한 단계다. 경찰 수사를 통해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1년 육성 선수로 LG에 입단한 이천웅은 2016년 1군에 자리를 잡았다. 2018년 112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359타수 122안타), 2019년 13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8리(546타수 168안타)를 기록하며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020년 부상으로 89경기 출장에 그쳤고, 2021년부터 백업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1군에 19경기 출장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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