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논란' 중심에 섰던 최초 3억 달러 사나이…명예회복이 시작됐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4.18 05: 30

“그는 과소 평가됐다.”
뉴욕 양키스 게릿 콜(33)은 지난 2019년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3억 달러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9년 3억2400만 달러(약 4276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에이스급 재능을 가진 것은 분명했지만 2013년 데뷔 이후 3억 달러급의 커리어를 보냈는지에는 의문부호가 있었다. 다만 2018년을 기점으로 콜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전에는 갖고 있는 구위를 극대화 시키지 못했지만 휴스턴 이적 이후 패스트볼 구위와 낙차 큰 커브를 바탕으로 피치디자인을 변화 시키면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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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2경기 15승5패 평균자책점 2.88(200⅓이닝 64자책점) 276탈삼진 성적을 거둔 뒤 FA 시즌이던 2019년 33경기 20승5패 평균자책점 2.50(212⅓이닝 59자책점) 326탈삼진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투수 최초 3억 달러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또 한 번 커리어의 전환점이 왔다. 2021년 6월부터 이물질을 사용한 부정투구 논란이 화제가 됐다. 마이너리그에서 부정투구로 징계를 받은 선수가 나오기 시작하며 화제가 됐고 이 중심에 콜이 등장했다. 
2018년부터 성적이 급격히 좋아진 콜의 각성 이면에는 스파이더 택(끈적이는 물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메이저리그도 투수들의 이물질 검사를 강화했다. 콜도 이 당시 논란에 대한 돌직구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를 기점으로 콜의 패스트볼 회전수도 줄었다. 스탯캐스트가 회전수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평균 회전수는 2100rpm대였다. 그러나 2018년 2379rpm, 2019년 2530rpm, 2020년 2505rpm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다소 하락한 평균 2452rpm을 기록했고 이후 2400rp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유의미한 하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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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의혹과 회전수 하락은 2018~2019년의 특급 성적을 재현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1년 16승(8패)을 거두고 243탈삼진으로 탈삼진 능력은 여전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3.23(181⅓이닝 65자책점)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2022년 13승(8패)에 평균자책점은 3.50을 기록했다. 2017년(4.26)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었다. 257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 탈삼진 전체 1위를 차지했지만 피홈런 역시 33개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최다 1위에 머물렀다.
3억 달러라는 몸값을 생각하면 콜의 분발이 필요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이물질 논란과 의혹으로 콜의 기량이 묻혔다. 이후 맥스 슈어저(3년 1억 3000만 달러), 트레버 바우어(3년 1억3000만 달러), 제이콥 디그롬(5년 1억8500만 달러), 저스틴 벌랜더(2년 8666만 달러) 등 연봉 3000만 달러를 넘어서 4000만 달러의 초고액 투수들이 등장하면서 콜은 잊혀진 에이스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콜은 조용히 묵묵히 양키스의 진정한 에이스이자 역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완봉 역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콜의 완봉승과 두 자릿수 탈삼진은 의미가 있는 기록이었다. 콜의 통산 4번째 완봉승이었다. 아울러 통산 1962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명예의 전당 헌액 투수 화이티 포드(1956개)를 넘어서 통산 탈삼진 순위 역대 97위에 올라서게 됐다. 
또한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23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를 달성하면서 론 기드리가 갖고 있는 양키스 구단 최다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와 타이를 이뤘다. 기드리가 14시즌을 양키스에서만 활약하며 세운 기록을 콜은 단 4시즌 만에 깨뜨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콜의 괴력과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록.
모두가 잠시 잊고 있었지만 콜은 투수 최초 3억 달러라는 가치를 가진 투수였다. 애런 분 감독이 콜을 대변하고 치켜세웠다. 분 감독은 “올해에도 그는 과소평가되고 평가절하된 것 같다”라면서 “언젠가 쿠퍼스타운(명예의전당)에 입성할 훌륭한 투수다. 그는 책임감이 있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팀 동료들을 다독인다”라고 강조했다. 
콜의 올 시즌 기록은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0.95(28⅓이닝 3자책점) 32탈삼진 8볼넷. 콜의 명예회복이 시작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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