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최고 유망주가 퓨처스리그를 평균자책점 1.29로 폭격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덤덤했다. 작년 문동주에게도 그랬듯 김서현 또한 차근차근 프로세스를 밟아 완성형 파이어볼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고를 나와 2023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 강속구를 뿌리는 특급 유망주답게 스프링캠프부터 큰 기대를 모았고, 시범경기서도 5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1.80의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는 아직까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화 구단의 육성 방침에 따라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해 강속구에 경험을 더하고 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압도적이다. 쟁쟁한 선배들을 상대로 5경기에 나서 7이닝 동안 단 1점밖에 내주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은 1.29. 삼진 11개를 잡는 동안 볼넷 2개, 사구 1개를 허용했고, 피안타율 또한 .240으로 낮은 편이다. 최근 등판이었던 16일 SSG전에서는 멀티이닝(2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탈삼진 무실점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나왔다.
이에 김서현을 1군에 올릴 타이밍이 되지 않았냐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4일 수원 KT전에서 마무리 김범수가 9회 박병호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자 각종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에 김서현 콜업을 바라는 게시글이 급증했다.
그러나 사령탑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사람들의 일시적인 목마름을 해소시키기 위해 그들의 의견을 다 반영해서 결정을 내리면 문제가 의외로 다르게 해결될 수 있다”라며 “언제나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려야한다. 감독은 큰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다”라고 힘줘 말했다.
전체 1순위 신인을 개막 엔트리에 넣지 않은 이유는 명확히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김서현의 투구, 몸 상태를 꾸준히 보고 받고 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구위만 놓고 보면 누구보다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나 또한 직접 봤기 때문에 알고 있다”라며 “김서현은 지금 2군에서 투구 과정,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언제 김서현의 1군 데뷔전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수베로 감독은 “그럼에도 조만간 김서현의 모습을 1군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다만 1군에 올라오더라도 차근차근 프로세스를 밟게 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중간에 잠깐 나와서 공을 던지게 할 것이고, 이후 점차 투구수를 늘리며 중요한 보직을 맡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2022 1차 지명 문동주 또한 지난해 급하게 쓰지 않고 배움의 시간을 충분히 제공했다. 문동주의 작년 성적은 13경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 그 결과 문동주는 올해 160.1km의 강속구와 함께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64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그 노하우를 김서현에게 주입시키려는 수베로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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