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대호'로 기대를 모았던 한동희(롯데)가 예상치 못한 부침을 겪고 있다.
16일 현재 11경기에 출장해 38타수 6안타 타율 1할5푼8리 1홈런 5타점 3득점 OPS 0.536에 불과하다. 개막전 4번 타자로 나섰으나 7번 타순까지 내려갔다. 12일 사직 LG전에서 2안타를 때린 게 올 시즌 유일한 멀티히트.
래리 서튼 감독은 "다들 기억하실거다. 한동희는 지난해 4월(타율 4할2푼7리(89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 16득점)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굉장히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꾸준하게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시즌을 시작하면서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타순 조정은 선수 스스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튼 감독은 또 "한동희는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조정했다. 한동희의 능력을 믿고 언젠가는 제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무한신뢰를 보냈다.
16일 대구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 선수 보호 차원에서 휴식을 준 것이었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는 경기에 나갈 때마다 전력을 다해 싸우는 선수다. 타 구단 투수들이 한동희에 대해 잘 아니까 좀 더 견제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만큼 한동희가 위협적인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튼 감독은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존을 확실히 가져가야 한다. 존에서 벗어나는 공을 건드려 안 좋은 타구가 나오는데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하면 언제든지 회복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거인 군단의 심장' 또는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렸던 이대호는 지난해 10월 8일 은퇴 경기를 앞두고 "제 후계자는 한동희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한동희 선수가 지금 우리 팀에서는 가장 잘할 거 같다. 한동희 선수가 잘해야 저도 편하게 은퇴할 수 있다"고 했다.
은퇴식을 앞두고 이대호가 선수단 모두에게 전한 손편지에는 한동희가 자신의 대를 이어주길 바라는 진심이 전해졌다. 그는 '조카 동희야,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고 적었다.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부침을 겪고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만큼 보란듯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