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일" 낭만 파괴한 심판, 보라스 격분…ML에 항의 전화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4.17 06: 00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1)가 단단히 화났다. 고객 코디 벨린저(28·시카고 컵스)의 감동 파괴 피치 클락 위반 선언에 화가 난 나머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항의 전화까지 했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보라스가 벨린저의 환영 시간을 빼앗은 심판의 피치 클락 위반과 관련해 메이저리그 댄 할렘 부커미셔너에게 항의 전화한 사연을 전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나왔다. 다저스에서 6년을 뛰며 신인상, MVP를 차지하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했던 벨린저가 컵스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해 화제가 됐다. 

스캇 보라스. 2022.05.27 /dreamer@osen.co.kr

경기 전 다저스 구단이 벨린저를 위한 특별 영상을 전광판에 띄웠고, 우측 외야에서 팬들과 인사를 주고받을 환영 시간도 마련했다. 벨린저도 모자를 벗어 팬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벨린저가 2회 첫 타석에 들어설 때도 다저스 홈팬들의 기립 박수는 계속됐다. 
타석에 천천히 들어서며 다저스 팬들의 환영을 만끽하던 벨린저. 그러나 주심 짐 울프 심판이 피치 클락 위반을 선언했다. 타자는 피치 클락 8초가 남기 전까지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벨린저가 8초 전까지 준비 동작을 완료하지 못하자 울프 심판이 바로 피치 클락 위반을 선언했고, 벨린저에겐 자동 스트라이크가 주어졌다. 
[사진] 시카고 컵스 코디 벨린저가 15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 2회 첫 타석에서 피치 클락 위반을 선언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확한 규칙 적용이었지만 낭만 파괴의 순간이기도 했다. 보라스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덕아웃에서 ‘벨린저에게 시간을 좀 줘’라며 소리쳤다. 상대팀 감독도 선수가 제대로 환영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노력했는데 심판이 그렇게 할 줄은 몰랐다. 믿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된다. 메이저리그로선 부끄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보라스는 할렘 부커미셔너에게 전화를 걸어 “왜 우리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할렘 부커미셔너는 “심판 재량이고, 구단은 특별한 일이 있으면 사전에 심판에게 알리면 된다”고 답했다. 이런 특별 상황에 따른 경기 중 중단 요청은 경기 전 어느 한 구단이라도 미리 사무국에 연락해 커미셔너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면 된다. 
그러나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벨린저 경기에선 어느 구단도 관련 요청을 하지 않았다. 심판은 규칙대로 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앤드류 맥커친(피츠버그)이 홈 개막전 때 첫 타석에 들어서며 관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로 환영받는 시간이 있었지만 피치 클락 위반은 선언되지 않았다. 미리 구단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사진] 앤드류 맥커친이 지난 8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홈 개막전에서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맥커친에게 피치 클락 위반이 선언되지 않았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래도 융통성 없는 심판이 보라스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 그만큼 벨린저의 올 시즌 성적이 보라스에게도 중요하다. MVP 수상 후 3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내리막을 걸은 벨린저는 지난해 시즌 후 다저스에서 논텐더 방출됐다. 이후 다년 계약을 제안한 팀들을 뒤로하고 컵스와 1년 17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서 FA 대박을 노리겠다는 의지다. 
[사진] 코디 벨린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6일까지 벨린저는 13경기 타율 2할4푼5리(49타수 12안타) 2홈런 9타점 6볼넷 9삼진 2도루 OPS .730을 기록 중이다. 최근 5경기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OPS 1.041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16일 다저스전에선 2회 제이슨 헤이워드의 중월 홈런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하며 상대팀 다저스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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