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SSG), 박명근(LG), 이호성(삼성), 문현빈(한화), 김민석(롯데), 김동헌(키움) 등 투타에서 신인 선수들의 존재감이 2023시즌 초반부터 KBO리그를 후끈 달구고 있다. 그 중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투수 김서현(19·한화)은 아직 데뷔하지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간 김서현은 퓨처스리그에서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시범경기 때 최고 158km 강속구를 뿌리며 5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지만 한화는 체계적 선수 육성 차원에서 김서현을 퓨처스 팀으로 보냈다. 투수로서 기술뿐만 아니라 강속구를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 과정도 필요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일정 기간 퓨처스에서 성장한 뒤 콜업해도 늦지 않다”며 서두르지 않았다.
지난 4일 퓨처스리그 개막 후 5경기에 구원등판한 김서현은 홀드 1개를 챙기며 7이닝 동안 1실점만 내주고 있다. 평균자책점 1.29. 삼진 1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개, 사구는 1개만 허용했다. 시범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4탈삼진 4볼넷 2사구로 이른바 ‘볼삼비’가 좋지 않았다.
유일한 실점은 지난 8일 서산 두산전에서 홍성호에게 맞은 솔로 홈런. 19살 야구 인생 첫 피홈런에 김서현은 “홈런은 처음 맞아봤는데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게 되더라. 높은 코스로 들어간 실투였는데 앞으로 실투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는 실점이 없다.
가장 최근이었던 16일 강화 SSG전에선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멀티 이닝을 너끈히 소화했다. 선발 김재영에 이어 6회 올라온 김서현은 김건웅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최항을 중견수 뜬공, 고명준을 2루 땅볼로 4-6-3 병살 유도했다. 7회에는 이흥련과 조형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최유빈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2이닝 투구수 16개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 156km까지 나온 직구(8개)뿐만 아니라 커브(5개), 체인지업(4개) 그리고 너클볼(1개)까지 변화구도 비슷한 비율로 섞어 던졌다.
특히 너클볼 구사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청소년대표팀 소속으로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몬스터즈 상대로 너클볼을 던진 적이 있는데 프로에 와선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던졌다. 7회 조형우 상대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너클볼을 던져 파울이 나왔다.
올 시즌 보직이 불펜인 김서현은 확실한 구종을 다듬어 투구 레퍼토리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두산전에선 직구, 커브 투피치로만 2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 한번 너클볼을 던져보고 싶다”는 김서현은 의지를 완전히 가로막을 순 없었다.
한화는 리그 최다 5개의 블론세이브 포함 역전패 4번, 연장패 3번으로 불펜 약화가 눈에 띈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4위(4.45)로 리그 평균 이상이지만 버치 스미스의 부상 공백 속에 불펜 이닝(60⅔)이 10개팀 중 가장 많다. 불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김서현의 1군 콜업 시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