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코디 벨린저(28)가 친정팀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다가 피치클락 규정을 위반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벨린저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5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벨린저는 지난 시즌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했다. 다저스에서 뛴 6년 동안 745경기 타율 2할4푼8리(2627타수 652안타) 152홈런 422타점 OPS .819으로 활약했고 2019년 MVP 수상,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기량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올 시즌에는 다저스를 떠나 컵스에서 뛰게 됐다.
컵스 이적 이후 처음으로 다저 스타디움을 방문한 벨린저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문제가 된 것은 투수가 투구 준비를 시작하면 타자도 피치클락이 8초 이상 남아있을 때 타격 준비를 마쳐야하는 규정이다. 벨린저는 팬들이 박수를 칠 수 있도록 잠시 타석에 그냥 서있었는데 피치클락 위반이 선언된 것이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받고 타석을 시작한 벨린저는 이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미국매체 야후스포츠는 16일 “메이저리그가 올 시즌 도입한 피치클락 규정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경기 시간은 줄어들고 선수들의 플레이는 더욱 자주 일어나게 됐다. 이것이 메이저리그가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을 때 목표로 한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와 컵스의 경기에서 시스템에 꽤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라며 벨린저의 피치클락 규정 위반을 지적했다.
“벨린저의 사례는 피치클락 규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평한 야후스포츠는 “규정을 쓰여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짐 울프 주심은 올바른 판정을 내린 것이다. 그 순간 벨린저를 피치클락 위반으로 처벌하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일로 느껴졌지만 규정은 적절하게 적용됐다. 대부분 팬들은 피치클락 규정에 찬성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정말 규정이 적용되기를 원할까?”라며 피치클락 규정에 예외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실제로 피치클락 규정을 융통성 있게 시행한 사례가 있다. 지난 8일 열린 피츠버그의 홈개막전에서 올 시즌 팀에 돌아온 앤드류 맥커친이 첫 타석에서 홈팬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지만 당시 주심이었던 라이언 윌스는 맥커친에게 피치클락 위반을 선언하지 않았다.
야후스포츠는 “팬들이 맥커친에게 보낸 박수갈채는 2023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다. 윌스 주심은 맥커친에게 피치클락 위반을 선언하는 대신에 그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그런 장면이 나올 수 있도록 허락했다. 하지만 벨린저가 박수를 받았을 때 홈플레이트 뒤에는 윌스 주심이 아닌 울프 주심이 있었다”라고 피치클락 규정에 예외가 이미 있었음을 설명했다.
벨린저는 15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규칙은 규칙인 것 같다”면서 “정말 좋았고 멋진 순간이었다. 감동적이었다”라면서 “오늘 다저스타디움 반대편에서 등장한 것만 빼면 이곳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돌아와서 좋고 기쁘지만 약간 혼란스럽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많은 추억을 되살려줬다. 많은 박수를 받았고 그 순간 최선을 다해 몰입하려고 했다”라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야후스포츠는 “울프 주심은 그저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메이저리그가 심판들에게 팬들이 선수들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거나 대기록을 달성한 순간을 축하하고 싶을 때 허락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기를 바란다. 경기가 빨리 진행되는 것은 좋지만, 잠시 쉬어가야 할 순간도 있다”라며 피치클락 규정에 예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