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지금 안타도 잘 안나오고 있는데 그냥 내 스윙으로 아웃되나 큰 스윙으로 아웃되나 똑같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크게 돌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앞선 4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이정후는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KIA 구원투수 김대유의 6구째 시속 131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키움은 이정후의 끝내기 홈런으로 2-0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워낙 치열한 투수전이라 장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홈런을 생각하고 큰 스윙을 돌린 것은 아니다. (이)형종이형이 홈에 들어가거나 최소한 3루까지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내가 해결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지금 안타도 잘 안나오고 있는데 그냥 내 스윙으로 아웃되나 큰 스윙으로 아웃되나 똑같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크게 돌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홈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는 선발투수 최원태(8이닝 무실점)와 양현종(7이닝 무실점)이 치열한 투수전을 벌이며 타이트한 경기가 계속됐다. 이정후는 “KIA 타자들이 너무 실투를 안던지고 좋은 공만 던져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실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래도 마지막에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쳐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이 2할3푼8리(42타수 10안타)에 머무르고 있다. 매년 3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해온 이정후에게는 다소 낯선 수치다. “타격감이 나쁘지는 않은데 투수들이 너무 어렵게 승부를 하다보니까 감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어렸을 때는 뒤에 형들이 너무 좋아서 투수들이 나와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지금도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나쁜 공을 치기 보다는 볼넷을 나가는게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5연패 이후 4연승을 질주하며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우리 팀의 루틴이라고 하면 정말 이상하지만 매년 시즌 초반에 한 번씩 5연패를 한다.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우리 팀의 장점은 연승이나 연패중일 때 분위기가 똑같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단점일 수 있지만 팀 분위기가 잘 쳐지지 않고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젊은 팀이기 때문에 한 번에 훅 올라갈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이기고 싶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