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국가대표 출신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등 주전급 포수만 3명을 보유했다. 3명의 주전급 포수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며 재미를 봤던 삼성은 넉넉한 안방 자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메울 계획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 10월 26일 취임식을 통해 "다른 팀보다 포수 자원이 넉넉한 만큼 시장 상황을 보고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족한 부분은 트레이드를 통해 메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어느 팀이든 (트레이드 시장이) 열려 있다. 특정 구단이 아니라 모든 팀에 문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오프 시즌 포수 보강이 필요한 일부 구단과 트레이드를 논의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적 시장이 막을 내린 건 아니었다.
리그 전체에 포수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안방 부자’ 삼성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는 상황. 시즌 중 안방 보강이 필요한 구단이 삼성에 이전 협상 때보다 더 좋은 카드를 내밀어야 트레이드가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른바 갑의 위치였다.
10개 구단 가운데 포수 자원이 가장 풍부했던 삼성도 김재성에 이어 김태군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안방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김재성은 시범경기 중 오른쪽 옆구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강민호와 함께 안방을 지키던 김태군은 급성 간염 증세로 입원 치료 중이다.
지난해까지 전담 포수제를 운영했던 삼성은 올 시즌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할 계획이었다. 김재성에 이어 김태군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이제 강민호만 남았다. 물론 백업 자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량 차가 뚜렷하기 때문에 강민호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박진만 감독은 “포수 왕국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됐다. 강민호 한 명만 보고 가야 할 상황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주전급 포수의 연쇄 이탈 속에 포수 트레이드 불발은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