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이정용이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 3차례 블론세이브로 마음고생 끝에 기록한 첫 세이브였다.
이정용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9회 2아웃 이후에 마운드에 올랐다. 어쩌면 등판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었다.
LG가 3-0으로 앞선 9회 좌완 함덕주가 먼저 등판했다. 1사 후 정수빈에게 2루수 내야 안타와 2루수의 1루 송구 실책으로 1사 2루가 됐다. 함덕주는 2사 2루에서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3-1로 앞선 2사 1루에서 이정용을 올렸다. 이정용은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경기를 끝내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4번째 세이브 상황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정용은 개막 후 지난 14일까지 6경기에서 3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2일 KT전, 9-6으로 앞선 8회 2사 1,3루에서 4아웃 세이브에 도전했으나, 알포드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2사 2,3루에서 박병호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지난 8일 삼성전, 1-0으로 앞선 9회 등판한 이정용은 이원석과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후 오재일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롯데전에서는 5-4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고승민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고 교체됐다.
이정용은 14일 두산전에서 13-4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부담없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선수에게 의향을 물어보고 등판시켰다”고 말했다. 안타 2개를 맞았으나 삼진 2개를 잡으며 실점없이 끝냈다.
이틀 연속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한 이정용은 경기 후 “오늘 계기로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핑계대고 싶지 않지만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오히려 단순한 선수인데,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려고 하면서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공에 혼이 좀 덜 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로 다소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이정용은 “최근에는 생각을 비우려고 했다. 포수 사인 보고 오케이 하고, 단순하게 단기적 목표를 세웠던 것 같다. 컨디션은 문제 없었는데 경기 내용이 좀 안 좋다 보니까 좀 위축도 됐고, 마무리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이것 또한 해결해야 더 발전된 선수가 되겠지만 좀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이브왕을 차지한 마무리 고우석이 다음 주에는 복귀한다. 이정용은 “더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으면 좋겠지만 그거는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욕심이 있어서 독이 된 것 같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까”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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