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6명이 부상으로 빠졌는데 이긴다는 게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다. KT 위즈가 주전들의 빈자리를 실감하며 최하위 한화에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15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주전 3루수 황재균의 1군 엔트리 제외를 알렸다. 사유는 부상이었다. 전날 수원 한화전에 7번 3루수로 출전해 6회 한화 윤산흠과 상대하던 도중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발등을 강타 당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 동안 고통을 호소한 그는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를 떠났고, 병원에서 X-레이 검진을 받았다.
황재균은 하루가 지나 목발을 짚고 KT위즈파크에 출근했다.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해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발을 못 딛겠다고 하더라. 부위가 부어서 골절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재검진이 필요하다”라며 “아프게 맞은 건 맞다. 부상 부위가 오래갈 것 같아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부상이었다. KT는 이미 필승조 주권, 김민수, 선발 소형준, 엄상백, 중견수 배정대가 부상 이탈하며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상황. 철인 황재균의 부상 또한 이강철 감독의 시즌 구상에 없었지만 타구에 좋지 못한 부위를 맞으며 3루수 또한 플랜B 가동이 불가피했다. 이에 이 감독은 이날 3루에 신인 류현인, 2루에 체력 안배가 필요한 박경수 대신 신본기를 투입하는 1.5군급 라인업을 제출했다.
아무리 잇몸야구에 능한 이 감독이더라도 주전 6명의 공백을 메우는 건 무리였다. 전날 4시간 56분 혈투 끝 12회 무승부를 당한 터라 이날 선발의 긴 이닝 소화가 무조건 필요했던 KT. 그러나 소형준의 대체선발로 나선 배제성이 5이닝 7피안타 4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1회 브라이언 오그레디, 2회 채은성에게 연달아 2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김민혁-강백호-알포드-박병호-문상철-김준태-신본기-류현인-김상수로 구성된 타선도 무기력했다. 배정대만 빠졌을 때는 몰랐는데 황재균까지 이탈하니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1회 강백호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2회 1사 1루, 4회 1사 1, 2루, 5회 2사 1, 2루 등 숱한 찬스서 후속타가 불발됐고, 1-6으로 끌려가던 6회 2사 1루서 김준태가 1타점 2루타를 쳤지만 이미 상대에게 승기를 내준 뒤였다. 이후 8회 무사 1, 2루 찬스까지 무산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KT는 결국 최하위 한화에 2-7 일격을 당하며 5할 승률이 무너졌다. 4승 1무 5패. 주전들의 빈자리가 유독 커 보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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