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미운오리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2루타를 날리며 마음고생을 훌훌 털었다.
오그레디는 1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2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활약으로 팀의 7-2 승리이자 시즌 첫 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전까지 KBO리그에 부적응하며 타율이 1할6푼3리에 그쳐있었던 오그레디. 이날은 첫 타석부터 외국인타자다운 매서운 스윙을 선보였다. 0-0이던 1회 2사 1, 2루 찬스서 등장, KT 선발 배제성 상대 2타점 선제 2루타를 날린 것.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커트한 뒤 다시 6구째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시즌 2호 2루타로 연결했다. 경기의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2회 삼진으로 물러난 오그레디는 4-1로 앞선 5회 선두로 등장해 선구안까지 발휘했다. 배제성과 8구 승부 끝 볼넷을 골라내며 4일 대구 삼성전 이후 8경기 만에 멀티출루를 해냈다. 이후 7회 중견수 뜬공에 이어 9회 다시 볼넷을 기록하며 데뷔 첫 3출루를 완성했다.
오그레디는 작년 12월 총액 90만 달러에 한화 주황색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 일본야구를 두루 경험한 파워히터로 기대를 모았지만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로 수베로 감독의 근심을 가중시켰다.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6푼3리 5타점 장타율 .186 출루율 .178의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터. 시범경기에서는 12경기 타율 1할1푼4리의 부진 속 홈런 3방을 때려냈지만 시즌이 개막하자 장타가 실종됐다. 7안타 중 장타는 2루타 1개가 유일했다.
계속된 부진에 일부 극성 팬들이 오그레디의 개인 SNS 계정에 도 넘는 악플을 다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오그레디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내 딸 사진에 집에 가라는 댓글이 엄청나게 달렸다. 다시 말하지만 나보다 내가 더 잘 뛰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하며 “그래도 내게 손을 내밀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즌이 많이 남았다. 이글스가 이길 경기도 아직 많다”라고 밝혔다.
사령탑의 신뢰는 두터웠다. 경기에 앞서 만난 수베로 감독은 “반등 여부는 본인에게 달렸다. 오그레디가 멘탈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과거 다린 러프, 제리 샌즈도 초반에 부진했다가 반등했다. 그런 타자들이 굉장히 많다. 오그레디의 재능을 믿는다. 반등한다면 보여줄 게 굉장히 많은 선수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타율 1할대 타자를 이날 과감히 5번에 배치한 수베로 감독. 오그레디가 믿음에 완벽 부응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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