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선이 긴 침묵을 깨고 불붙기 시작했다.
6연패 기간 중 10득점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으나 이틀간 무려 20득점으로 폭발했다. 마운드가 흔들려도 이른바 '두려움 없이 닥공' 야구로 승리를 가져왔다. 마치 90년대 삼성의 공격 야구를 보는 듯했다.
삼성은 14일 선두 SSG를 상대로 6연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 마운드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1회부터 빅이닝을 완성했고 3회 3점을 추가하는 등 6회까지 8-4로 앞서갔다.
SSG의 거센 추격에 8회초 8-9 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말 공격 때 구자욱의 동점 솔로 아치를 비롯해 오재일과 김동엽의 적시타로 11-9로 승기를 다시 가져왔다.
그동안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호세 피렐라(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와 오재일(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이 득점권 상황에서 해결사 DNA를 발휘하며 팀 공격을 이끈 건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긋지긋한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박진만 감독은 "선수단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이겼다"며 "그동안 막혀있던 타선이 뚫린 경기였다. 오늘 계기로 타선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4일 대구 롯데전에서도 타선의 활약은 돋보였다. 0-2로 뒤진 2회 이재현의 데뷔 첫 만루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1점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6회 강민호와 이원석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또 한 번 빅이닝을 장식했다.
롯데는 7회 2점, 8회 1점을 만회하며 점수 차를 좁혀갔다. 그러자 삼성은 8회 1사 후 강민호의 좌월 솔로 아치로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9회 1점 더 따라붙었지만 극적인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오늘 비가 오는 중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열심히 해준 덕분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타이트한 경기였는데 오늘 승리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것 같다". 박진만 감독의 연승 달성 소감이다.
물론 계투진의 부진은 아쉽다. 이틀 연속 경기 후반 점수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하지만 정상 궤도에 오른 팀 공격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8점 줘도 10점 내서 이기면 된다. 그게 야구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