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 시인으로 최악의 분위기였다. 경기 전 코칭스태프는 간단한 미팅을 갖고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일깨웠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부담스런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LG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고 자신들의 야구로 승리했다.
LG는 14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시즌 첫 대결을 가졌다. 최악의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LG 구단은 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을 인정하고, 구단 대표이사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LG는 지난 13일 부산에서 롯데와 원정 경기를 마치고 이날 새벽 4시에 서울에 도착했다. 승리하고 올라왔으면 피곤함을 덜 느꼈을 수도 있지만, LG는 에이스 켈리를 내세우고도 패배했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가 시즌 초반에는 안 좋은 편이다. 기다려봐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을 했지만 이내 “어제 엄청 아쉬웠다. 반드시 잡았어야 할 경기였다. 롯데전 2승 1패를 목표로 했는데…. 켈리가 실투가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볼넷 2개였다”고 말했다.
켈리는 2-2 동점인 4회 2사 만루에서 신인 김민석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이후 연속 2안타를 맞고 2-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결국 LG는 7-8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LG는 두산 상대로 1회 선취점을 허용했으나 2회 동점을 만들고 3회 2점, 4회 4점, 5회 2점을 보태서 13-4로 크게 승리했다.
8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서건창은 4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3-1로 앞선 4회 무사 1,2루에서 번트앤슬래시 작전을 잘 수행, 2루수 옆 내야 안타와 2루수의 포구 실책을 이끌어내며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경기 후 서건창은 “캠프 때부터 계속 준비를 해왔던 상황이었고, 어떤 사인이 나오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진루는 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고 말했다.
침울한 분위기, 라이벌전.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미팅에서 심기일전이나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을까.
서건창은 “코칭스태프께서 좋을 수는 없지만 일은 일어났고, 우리는 야구를 해야 된다고 하셨다. 또 팬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야구를 해야 된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 더불어 한 번 더 경각심을 심어주셨다"고 말했다.
LG 선수들은 외부 비난에 동요하지 말자는 분위기에서 각자 해야 할 일에 충실했다. 서건창은 "상대 선발이 에이스라 작전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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