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힘을 모으는 데 악재가 생겼다.
LG는 14일 이천웅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 3월 클린베이스볼센터를 통해 불법 도박 혐의를 제보받았고, 4월초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천웅은 3월말 구단 프런트와 면담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했고,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경기에 출장했다. KBO가 수사 의뢰를 하자, LG는 이천웅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LG는 이천웅을 잔류군으로 내려보낸 뒤에도 자체 조사 및 면담을 추가로 진행했고, 이천웅은 12일 밤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
이천웅의 일탈은 KBO리그 전체에 악재는 물론 LG 구단에도 민폐를 끼치게 됐다. KBO에 제보가 들어가고, LG가 처음 자체 조사를 했을 때 이천웅이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하면서 더 악화시켰다.
14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경기 전후로 염경엽 LG 감독과 임시 주장을 맡은 김현수는 이천웅의 일탈을 두고 사과와 함께 쓴소리를 했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 브리핑을 시작하며 "선수들을 책임지는 감독으로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또 팬 여러분께도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안 생길 수는 없겠지만 정말 최대한 줄이고 거의 0%에 가깝게 해야 한다. 팬들에게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 팬이 가장 첫 번째다. 공인으로서 우리가 행동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다시 한 번 선수도, 프런트도, 코칭스태프도 좀 더 인지를 해야 될 것 같다"고 자책했다.
야구 선배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인생이 달려 있다. 본인들의 삶이 걸린 문제이지 않은가. 또 어떻게 보면 혼자만의 피해가 아니다. 주위 친구들, 가족들, 모든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다"고 질책했다.
LG는 이날 두산에 14-3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에 나선 김현수도 쓴소리를 했다. 김현수는 팀의 고참으로평소 경기력 뿐만 아니라 사생활에 대해서도 후배들에게 거침없는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장 오지환의 부상으로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는 "나와 고참 선수들이 얘기해서 될 일이면, 매일매일 (잔소리로)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까, 선수 개개인이 조심하고 잘 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세상이 달라졌다. 하면 안 되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미래, 선수 생활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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