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km 강속구 효과가 대단하다. 이제 갓 프로 2년차를 맞이한 문동주(20)에게 벌써부터 예비 빅리거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의 초반 최대 화두는 최고 구속 신기록을 쓴 문동주다. 진흥고를 나와 2022 신인드래프트서 한화 1차 지명된 문동주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1회 두 번째 타자 박찬호 상대 시속 160.1km 강속구를 뿌리며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투구추적시스템이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국내 선수가 160㎞ 이상의 직구를 던진 건 문동주가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2년 9월 7일 롯데 최대성이 한화 장성호 상대로 뿌린 158.7km였다. 외국인투수 중에서는 LG 레다메스 리즈가 2012년 9월 24일 SK전에서 조동화에게 던진 162.1㎞짜리 직구가 최고 기록이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게 아니다. 데뷔 첫해 부상과 함께 13경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의 성장통을 겪었지만 올해는 6일 대구 삼성전 5이닝 무실점 승리에 이어 12일 KIA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시즌 기록은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64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지난 14일 수원 KT전에서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는 문동주다. 특별한 재능과 팔을 갖고 있다. 아울러 문동주는 똑똑한 선수다. 본인이 어떤 구종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알고 있다”라며 “이제 계속 관리를 해주면서 그에 알맞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문동주 신드롬 원인을 분석했다.
문동주를 신인 시절부터 지켜본 수베로 감독은 그가 2년차를 맞아 지금과 같은 엄청난 강속구를 던질 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는 스페셜한 선수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하다. 믿기 힘든 강심장도 갖고 있다”라며 “4개의 구종 모두 제구가 좋고 각도도 예리하다. 다양한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 나아가 이제 20세가 된 문동주의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는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았다.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계속 관리를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라며 “향후 더 큰 무대(메이저리그)에 가게 되면 그냥 빅리거가 아닌 아주 좋은 빅리거가 될 것이다. 한화팬 뿐만 아니라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서 이 선수의 장래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라는 시선을 보였다.
문동주라는 괴물 신인이 등장하며 한화 토종 선발진은 지난해보다 한층 짜임새를 갖췄다. 외국인투수 1명이 부상 이탈했지만 문동주와 더불어 장민재, 김민우, 남지민 등이 잇따라 제 역할을 해내며 지난 주중 광주 KIA 3연전에서 첫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수베로 감독은 “국내 선발진이 짜임새를 갖춰가는 것 같다. 향후 몇 년 내 큰 무대에서 경쟁할 준비가 됐다”라며 “남지민의 경우 지난 시즌 보기 힘든 숫자를 기록했지만 투구가 발전했고, 실패를 통해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어 뿌듯하다. 김민우는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은 좋은 투수이며, 한승주 또한 따로 언급하고 싶다. 한승주는 한화의 또 다른 미래 선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밝은 내일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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