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무사 2루서 자동고의4구를 얻은 걸 보면 전성기 김태균의 위압감까지 느껴진다. 한화 새 4번타자 채은성(33)의 이야기다.
채은성은 지난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4타점 1볼넷 맹타를 휘두르며 90억 원의 몸값을 입증했다.
첫 타석부터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0-0이던 1회 2사 3루 찬스서 등장, KT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1B-1S에서 3구째 커브를 받아쳐 0의 균형을 깼다. 선두 이원석의 2루타와 정은원의 희생번트에 이어 노시환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해결사 채은성 덕분에서 2사에서도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다.
1-0으로 앞선 3회 1사 2루에서는 우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2-3으로 끌려가던 5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며 3-3 균형을 맞췄다. 2B-2S를 맞이한 가운데 바뀐 투수 김영현의 슬라이더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채은성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3-4로 뒤진 6회 2사 만루 기회였다. 타석에 등장한 한화의 새 4번타자는 2B-2S에서 김민의 5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2경기 연속 3안타와 함께 6일 대구 삼성전 이후 7경기 만에 시즌 2호 4타점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하이라이트는 5번째 타석이었다.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 전성기 김태균에 버금가는 위압감이 느껴졌기 때문. 선두 노시환의 2루타로 만들어진 무사 2루서 나타나 자동고의4구를 얻어 1루로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채은성의 달라진 위상이 입증된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KT의 전략은 성공했다. 후속 김인환을 병살타, 오그레디를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채은성은 이후 7-7로 맞선 10회 1사 1루서 좌익수 뜬공을 치며 타석을 마무리했다. 팀은 비록 7-6으로 앞선 9회 박병호에게 뼈아픈 동점 솔로홈런을 맞고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패배를 면하며 채은성의 4타점 활약이 빛을 잃지 않았다.
작년 11월 6년 최대 90억 원에 LG를 떠나 한화와 FA 계약한 채은성. 14일 경기에 앞서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채은성을 향해 “프로 정신을 탑재한 타자다. 터프한 상황, 긴박한 상황에서도 늘 침착하다. 2스트라이크에 몰려도 긴장하지 않는다. 계속 본인의 타격을 뽐내며 결과를 만들어낸다. 팀에 굉장히 좋은 선수가 왔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채은성은 최근 2경기 연속 3안타 경기를 치르며 시즌 타율을 종전 3할6푼6리에서 3할9푼1리까지 끌어올렸다. 수베로 감독의 말대로 한화에 굉장히 좋은 선수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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