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에 대해 라이벌팀 감독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14일 잠실구장에서 2023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을 치른다. 여러모로 관심이 모아지는 경기.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 팀은 나란히 사령탑 교체가 있었다.
두산은 2017시즌까지 삼성에서 뛰고 은퇴,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던 이승엽을 감독으로 전격 영입했다. 이승엽은 지도자 경험 없이 곧바로 사령탑에 올랐다.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뒤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넥센, SK에서 감독을 지낸 염경엽을 LG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염경엽 LG 감독과 이승엽 두산의 감독의 첫 대결은 이날 오전 이천웅의 불법 도박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울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경기에 앞서 이승엽 감독은 취재진 브리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는 질문에 "할 말이 없습니다. 워낙 사과를 많이 해서...항상 말씀드리지만 저희 야구계 전체 문제다. 그러니까 야구계 전체가 반성을 해야 한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천웅 사건 뿐만 아니라 KBO리그는 장정석 전 KIA 단장의 금품 요구, 전 롯데 서준원의 미성년자 성범죄 등 굵은 사건들이 터졌다.
이 감독은 "제가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될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선수들한테도 숙지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브리핑에서 "선수들을 책임지는 감독으로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또 팬 여러분께도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대한 교육시키고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사과와 함께 야구 선배로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야구 선배로서 안타깝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인생이 달려 있다. 본인들의 삶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또 어떻게 보면 혼자만의 피해가 아니다. 주위 친구들 가족들 모든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팬들에게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 팬이 가장 첫 번째다. 공인으로서 우리가 행동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다시 한 번 선수도 프런트도 저희 스태프도 그런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인지를 해야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코칭스태프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LG는 14일 오전 “최근 KBO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인터넷 도박 사건에 이천웅 선수가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차례 면담과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3월말 1차 면담에서 사실을 부인한 이천웅 선수를 KBO 수사의뢰 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잔류군으로 이동시켰다. 이천웅 선수가 잔류군으로 이동한 이후에도 자체 조사 및 면담을 추가로 진행했고, 12일 이천웅 선수가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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