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훈련할 때 느낌이 좋아서 타격 코치님과 훈련할 때처럼만 치자고 했다. 마음 편히 부담 없이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해외파 출신 슬러거 김동엽(삼성)이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김동엽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홈경기에서 5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삼성은 SSG를 11-9로 꺾고 6일 대구 한화전 이후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6번 지명타자로 나선 김동엽은 2-0으로 앞선 1회 1사 1,2루서 SSG 선발 박종훈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05m. 3회 오재일의 좌월 2점 홈런에 이어 좌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리며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다. 박종훈을 상대로 2구째 직구(132km)를 받아쳐 115m 짜리 대형 아치로 연결했다.
김동엽은 10-9로 앞선 8회 2사 2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2루 주자 오재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 적시타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동엽은 "연패가 너무 길어져 선수들이 많이 답답해했다. 어제 (야간 특타 훈련을 소화하며) 정신 한 번 차린 것 같다.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밖에서 (방망이를) 쳐봤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할 때 감이 좋아 경기에서 언제 터지나 싶었는데 오늘 다 같이 잘해서 점수도 많이 내서 이기니까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그는 동료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1회 피렐라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 3회에도 (오)재일이 형이 앞에서 쳐주니까 저도 치게 된 것 같다". 김동엽의 말이다. 또 "타격 훈련할 때 느낌이 좋아서 타격 코치님과 훈련할 때처럼만 치자고 했다. 마음 편히 부담 없이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연타석 홈런보다 쐐기 적시타가 더 기분 좋다"고 밝힌 김동엽은 "마지막 타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말 3연전을 위해서라도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일이 형이 (적시타를) 쳐준 덕분에 부담 없이 하니까 잘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확성과 파괴력을 겸비한 김동엽은 13일 현재 27타수 10안타 타율 3할7푼 3홈런 8타점 OPS 1.155로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그는 "사실 프로 데뷔 후 올해만큼 출발이 좋았던 시즌은 없었다. 저 자신도 의아할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김동엽은 "지난 2년보다 더 못할 수 없다. 언제나 반등할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겨우내 열심히 준비했다. 지금도 훈련할 때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좋은 리듬을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