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160km가 등장할까?
한화 이글스의 괴물투수 문동주(20)가 한국프로야구사에 기념비적인 160km 시대를 열었다. 지난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회초 박찬호를 상대로 160.1km짜리 공을 뿌렸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최초로 한국인 160km였다.
기존 KBO 공인 스피드 기준으로는 롯데에서 은퇴한 최대성이 2012년 기록한 158.7km가 최고였다. 키움 안우진의 158.4km가 그 뒤를 이었다. 문동주는 토종 투수로는 최초로 160km를 찍으며 최고 스피드 보유자가 됐다. 이제 2년차라는 점에서 레다메스 리즈가 LG 시절 기록한 KBO 최고스피드 162.1km도 경신할 기세이다.
문동주는 "비시즌과 캠프 기간동안 몸을 잘 만들었고, 현재 컨디션이 좋다는 걸 알려주는 기록이라 생각한다. 160km는 아무나 기록할수 없는 기록이다. 앞으로 등판에서 내가 보여줄수 있는 구속을 잘 이용해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하게 피칭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동주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충분히 리즈를 넘어 KBO 최고 스피드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문동주는 6이닝동안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제구력도 한결 나아지며 이닝 소화력까지 보여주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두루 던지며 포피치 완성도로 자랑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한화가 어쩌면 160km짜리 투수를 2명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2023 KBO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김서현도 160km를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최고 15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문동주와 마찬가지로 직구 위력은 괴물급이다.
일단 개막을 퓨처스 팀에서 시작했다. 작년의 문동주처럼 제구력을 키우고 스피드도 올리는 육성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착실한 프로의 훈련을 소화한다면 스피드업이 될 수 밖에 없다. 만일 선배를 뒤쫓아 160km를 찍는다면 한화는 두 명의 160km 투수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 최고 투수로 발돋음한 키움 안우진, 유망주 장재영도 스피드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WBC 대회에서 한국은 굴욕적인 3연속 예선탈락을 했다. 일본은 160km를 던진 오타니 쇼헤이, 사사키 로키 등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150km대 후반의 투수들도 수두룩했다. 부러운 시선을 거두기 힘들었다. 비단 한화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야구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또 한 명의 160km 괴물투수가 필요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