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24)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치고 난 뒤 강정호(36)를 언급했다. 피츠버그에서 전성기를 보낸 강정호의 이름이 오랜만에 PNC파크에서 나왔다.
배지환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피츠버그의 7-4 승리를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1회 헛스윙 삼진, 3회 유격수 땅볼, 5회 좌익수 뜬공, 8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배지환은 9회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2로 앞서던 9회초 마무리투수 데이비드 베드너가 2실점 블론세이브로 동점이 된 뒤 9회말 피츠버그에 찬스가 왔다.
로돌포 카스트로와 앤드류 맥커친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2루 찬스. 배지환은 휴스턴 우완 마무리 라이언 프레슬리와 6구 승부 끝에 몸쪽 낮게 들어온 88.5마일(142.4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403피트(122.8m), 타구 속도 104.2마일(167.7km), 발사각 27도.
지난 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좌측 그린 몬스터를 넘기며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5경기 만에 시즌 2호 홈런이었다. 그것도 짜릿한 끝내기 스리런으로 홈구장 PNC파크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 끝내기 홈런 순간 배트를 높이 띄운 뒤 그라운드를 돈 배지환은 헬멧을 벗고 홈으로 크게 점프하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았다.
경기 후 중계 방송사 ‘AT&T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배지환은 “지금 꿈꾸고 있는 것 같다. 그 전에 잘 못해서 내가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 순간 팀 동료 최지만과 잭 스윈스키가 아이스박스를 배지환에게 들이부이며 축하했다.
이어 배지환은 홈구장에서 첫 홈런 소감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 통역 없이 영어로 직접 말했다. “강정호가 여기서 뛰던 것을 보며 자랐다”며 한국인 선배 강정호를 언급한 배지환은 “그때 같이 뛰던 맥커친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난 뒤 홈플레이트를 세게 내려치는 모습을 따라한 것이다”고 홈런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배지환이 소환한 강정호는 지난 2015~2019년 피츠버그에서 4시즌을 뛰며 297경기 타율 2할5푼4리 233안타 46홈런 144타점 OPS .796을 기록했다. 2015년 데뷔 첫 해 15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상 3위에 올랐고, 2016년에도 21홈런 OPS .867로 전성기를 보내며 피츠버그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를 떠난 지도 어느덧 4년째. 배지환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난 뒤 추억의 이름을 다시 불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