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5이닝이었다".
한화 영건 남지민(22)은 2022시즌 선발투수로 나섰다. 22경기 가운데 20번이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2승11패, 평균자책점 6.37의 부진한 성적에 그쳤지만 커리어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2023시즌 선발경쟁을 벌였으나 보직은 불펜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버치 스미스, 펠릭스 페냐,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로 5인 선발진을 꾸렸다. 남지민은 개막 이틀째 1군 콜업을 받았고 8일에에 첫 등판했다. SSG와 연장 10회 구원에 나섰지만 3피안타 2실점(1자책) 패전투수가 됐다.
남지민은 스미스의 대체 선발로 이날 나섰다. 100만 달러에 영입한 스미스는 1선발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키움과의 개막전에서 2⅔이닝 만에 어깨통증으로 내려갔다. 작년 선발경험이 있었고 KIA에 강한 남지민을 낙점했다.
11일 광주 KIA전에 다시 선발투수로 나서 깜짝투를 했다. 50~60구, 4이닝 정도를 생각했다. 그런데 55구로 5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투구였다. 5-4 승리의 발판을 놓으며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수베로 감독은 "아름답고 위대한 5이닝었다"며 극찬했다.
구종 가치가 높았다. 최고 152km, 평균 148km의 직구가 묵직했다.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하게 휘었고 커브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효과를 발휘했다. 포크는 1개만 던졌다. 안정적인 제구가 되면서 타자와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가져 갔다.
스미스의 복귀시점은 아직 알 수 가 없다. 재활에 급피치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남지민의 호투는 새로운 대안을 얻었다는 점에서 큰 수확이었다. 다음에도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남지민은 "예정된 투구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긴 이닝을 바라보기 보다 한타자 한타자 전력승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는데 그 부분이 잘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자평했다.
특히 슬라이더의 진화에 고무적이었다. "슬라이더가를 캠프때부터 시범경기까지 상의하면서 바꿔나가고 있는데 정립이 되는 느낌이어서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필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지난해 한 시즌 선발투수로서 해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올 시즌을 길게 보기보다 한경기 한경기 내가 할 수 있는 투구를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싶다. 자신감도 있고, 스스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