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강남의 첫 친정팀 상대 경기, 그리고 LG 박동원의 이적 후 첫 홈런포 등의 이슈가 있던 경기. 그러나 모두 ‘엘롯라시코’라는 더 큰 무대(?)에 묻혔다. 2023년도 지옥의 엘롯라시코가 개막했다.
11일 롯데와 LG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서 LG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유강남, 그리고 유강남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한 박동원이 처음 조우하게 됐다. 유강남의 이적 때문에 양 팀의 연쇄 이동이 벌어졌기에 ‘유강남 더비’라고 불려도 무방했다.
경기 전 유강남은 “쉽지는 않겠지만 평소처럼 경기를 하려고 한다”라며 친정팀을 만나는 소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럼에도 경기 전 훈련 때 친정팀 선수들과 반갑게 해후를 하면서 친분을 과시했다.
그러나 경기에 들어서자 ‘유강남 더비’의 존재감은 옅어졌다. 유강남이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친정팀 상대로 첫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박동원은 7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이적 후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럼에도 두 선수가 존재감을 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엘롯라시코’ 특유의 졸전급 내용이 더욱 도드라졌다.
시즌 첫 맞대결부터 양 팀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다. 일단 양 팀 도합 6개의 실책이 나왔다. LG가 4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모두 실점 상황과 연결되는 실책이었다.
3회 2사 3루에서 롯데 황성빈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후속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 중계플레이를 하던 2루수 서건창이 공을 더듬었고 황성빈이 홈까지 파고 들면서 1-2로 역전을 당했다.
4회에도 서건창은 고승민의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심상치 않은 경기의 전조는 여기까지였고 6회에 졸전의 기운이 완전히 폭발했다. 6회말 롯데가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마운드에는 LG 필승조 정우영이 있었다. 노진혁은 정우영의 타구를 정타로 만들었고 우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타구가 사직구장 라이트에 숨으면서 우익수 문성주가 타구를 잃었고 2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이후 2사 2,3루에서 안치홍의 3루 강습 타구도 묘했다. 3루수 문보경이 잘 잡았지만 1루에 악송구를 하면서 이닝이 종료되지 않았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리고 이어진 2루 주자의 홈 쇄도 때 1루수 오스틴의 홈 송구를 포수 박동원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실책을 저질렀다. 한꺼번에 2실책을 추가, 4실책 경기가 됐다.
롯데도 4회 선두타자 문보경의 파울플라이 타구를 유강남이 놓쳤다. 그리고 5회 1사 만루에서 2루수 이학주가 서건창의 타구를 더듬으면서 병살타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2실책을 추가했다.
타선도 덩달아 답답했다. LG는 11안타 8볼넷을 얻어내면서 19번을 출루했다. 그러나 득점권 기회를 연거푸 살리지 못했다. 1회 2사 1,3루, 4회 2사 만루, 5회 1사 만루, 6회 1사 2,3루, 9회 1사 2루의 기회들을 모두 놓쳤다. 5득점 이상을 했어야 하는 경기였지만 12개의 잔루를 남기며 자멸했다.
롯데는 9개의 안타를 치고 3개의 볼넷을 얻어낸 뒤 6득점했다.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LG가 실책 4개로 자멸한 것을 감안하며 롯데 역시도 상대의 자멸로 얻은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져오지 못했다.
첫 번째 엘롯라시코는 롯데의 6-5 신승으로 끝났다. 첫 번째 엘롯라시코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를 펼쳤다. 험난한 1년을 예고하는 듯 했다. 과연 롯데와 LG의 남은 15번의 엘롯라시코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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