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광주에서 데뷔 첫 등판하는 문동주(20)가 한화의 시즌 첫 연승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한화는 12일 광주 KIA전 선발투수로 우완 문동주를 예고했다. 광주 출신으로 화정초-무등중-진흥고를 졸업한 문동주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 아직 1군에서 KIA를 상대한 적도 없는 문동주라 여러모로 관심을 모은다. KIA는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이 선발등판한다.
진흥고 3학년 때 최고 156km를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은 문동주는 연고팀 KIA의 2022년 1차 지명 후보였다. 문동주도 고향팀 1차 지명을 목표로 했지만 KIA의 선택은 동성고 내야수 김도영.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형 유격수 자원으로 투수보다 야수가 필요한 팀 사정에 따른 결정이었다.
한화는 쾌재를 부르며 전국 1차 지명으로 나온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뽑았다. 문동주도 KIA에 대한 아쉬움 없이 “한화의 영구 결번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입단 첫 해였던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육성 과정을 거쳐 9월부터 1군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올해는 5선발로 낙점돼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의 개막 3연패를 끊은 시즌 첫 승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이날 투구수 70개로 5이닝을 던지며 최고 159km 직구(31개) 외에 커브(26개), 슬라이더(10개), 체인지업(3개)을 고르게 구사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트랙맨 기준으로 최고 구속이 159km로 측정됐다. 지난해 데뷔 후 개인 최고 구속. 문동주는 “5회에도 153~154km가 나왔다. 작년까지 최고였던 스피드가 5회 지나고 나서도 나오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좋아졌다는 게 느껴졌다.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날이 조금만 풀려도 160km를 던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문동주는 “마운드에 오르면 긴장해서 추위를 잘 못 느끼는데 (삼성전은) 그늘이 져서 그런지 진짜 추웠다”고 떠올리며 “날이 좋아지면 그만큼 나도 힘을 많이 쓴 상태일 것이다. 스피드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60km 스피드에 욕심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없다. 1구, 1구 의미 있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구부터 변화구까지 원하는 곳으로 커맨드할 줄 아는 게 보통의 파이어볼러와 차별화되는 문동주의 장점.
1군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5월10일 잠실 LG전에서 8회 구원으로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문동주이지만 1년 경험을 통해 신인의 티를 완전히 벗었다. 그는 “작년 첫 경기는 아무 생각 없이 던졌다면 이제는 생각을 하며 공격적으로 피칭한다. 공격적인 것은 같지만 결이 다르다. 왜 이렇게 던져야 하는지 알고 던지니 훨씬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1년 사이 몰라보게 큰 문동주의 고향 데뷔전. 전날(11일) 한화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KIA에 5-4로 승리하면서 문동주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만 마무리 김범수가 2이닝을 던지는 등 불펜 소모가 있었던 만큼 선발 문동주가 최대한 길게 던져야 한다. 첫 등판은 70구만 던진 문동주이지만 두 번째 등판인 이날은 90구 이상으로 투구수를 늘린다. 한화의 시즌 첫 연승, 위닝시리즈가 걸린 경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