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이 공은 좋은데..."
이제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가 된 유강남이 친정팀 LG 트윈스와 처음 만나게 된다. 롯데는 11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시즌 첫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오프시즌, 양 팀의 사연이 생겼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포수 유강남이 LG를 떠나서 롯데와 4년 80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LG는 대신 박동원과 4년 65억 원 계약을 하면서 유강남 공백을 채웠다.
LG 선수들과 모두 특별하고 돈독한 관계였던 유강남이었다. LG 동료들은 유강남의 새출발을 응원하면서도 아쉬움이 컸다. 호흡을 맞췄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비롯해 오지환, 김현수 등 LG 선수들은 유강남을 쉽게 떠나보내지 못했다.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된다. 스프링캠프부터 인터뷰를 통해서 신경전을 벌였던 LG 선수들과 유강남이다. 시범경기 때도 한 차례 맞뭍었지만 정규시즌 들어서 제대로 된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11일 경기 전 만난 유강남은 "시범경기 때 만나서 딱히 특별한 감정이 들지는 않는다. 오늘도 똑같은 날, 똑같은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LG 전 동료들과는 꾸준히 연락을 했다. 그는 "(오)지환이 형, (채)은성이 형이랑 자주 연락을 한다. 개막전에도 아침 7시에 지환이 형한테 전화오고 1분 뒤에 은성이한테 전화 왔다"라고 전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유강남을 향해 강력한 도발을 했던 오지환은 현재 부상으로 이번 3연전에 나서지 못한다. 오지환은 당시 "(유)강남이랑 사석에서는 친한 형동생 사이다. 그러나 이제 적이다. 팀 전력적으로 말하면, 사실 우리 팀은 박동원이 플러스다. 우리가 더 윈인 계약을 했다"라면서 "2루 도루에 성공하면 바로 홈을 향해서 세리머니 할 거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강남도 이에 "도루하고 세리머니를 하는 건 사실상 좀 창피한 일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다가 한 번 잡히면 어떻게 하려고..."라면서 "도루를 성공할 때마다 세리머니를 할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유강남은 "지환이 형 부상 회복이 더 중요하다. 빨리 회복이 잘 됐으면 좋겠고 완벽하게 회복해서 다시 LG를 만나면 그때 멋진 대결 하겠다"라고 웃었다.
공을 받아본 LG 투수들 가운데 가장 피곤한(?) 투수가 있다면 누구일까. 유강남은 고민하다가 강속구 잠수함 정우영을 꼽았다. 그는 "좋은 투수들이 LG에 많기에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 팀 투수들과 최소실점으로 막는 게 목표"라면서 "아무래도 (정)우영이를 피하고 싶다. 우영이 공이 좋지만 옆구리로 날아올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날 첫 맞대결 역시 유강남은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다. LG의 뛰는 야구에 대해 그는 "일단 주자를 잘 안보내고 타자를 잘 잡는 게 우선이다. 거기에 집중할 것 같고 여러가지 상황도 대비하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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