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에 새긴 등번호 '14'.
지난 8일 경기를 앞둔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표정에 근심이 가득했다.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홈 개막 3연전의 첫 날인 7일.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명기는 5회말 1사에서 좌익수 왼쪽 안타로 출루한 뒤 박상언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부상을 당했다.
왼발이 먼저 베이스에 닿은 뒤 오른발이 꺾인 채 베이스에 들어가며 발목을 다친 것이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오른 발목을 움켜쥔 이명기는 들것에 실려 교체됐다. 그리고 엑스레이 검진 결과 우측 비골 말단부 골절 소견을 받았다.
지난 2월 NC와 1년 최대 1억 원에 계약한 뒤 사인 앤 트레이드로 한화에 새 둥지를 튼 이명기는 취약 포지션인 외야의 뎁스를 강화할 베테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막 다섯 경기만에 부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최소 전반기에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다음 날 수베로 감독은 이명기의 상태를 전했다. "수술은 잘 마쳤지만 4~5개월은 뛰기 어렵다. 주축 선수의 이탈은 아쉽지만 있는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담담하게 이명기의 상태를 전했지만 표정은 그렇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의 모자에 새겨진 이명기의 등번호 '14'가 크게 느껴지는 이날이었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