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참고, 또 참았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8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패배 과정에서 투수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 홍건희의 3연투 카드를 접은 이유였다.
두산은 9회초 무사 1루에서 김재환이 우월 장외홈런으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무사 1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역전에 실패했다.
9회말 김명신이 1사후 소크라테스에게 안타를 맞고, 볼카운트 1-0에서 박신지가 구원에 나서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위기를 불렀다.
결국 고종욱에게 우월 끝내기 안타를 맞고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김재환의 동점홈런 기세를 잇지 못한데다 9회말 강한 불펜투수들을 내세우지 못한 것도 이유였다.
이승엽 감독은 9일 KIA전에 앞서 "(필승조)정철원과 박치국도 연투를 해서 못나가는 상황이었다. 9회말 마무리 홍건희는 준비가 덜 됐다. 만일 세이브 상황이었으면 올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3연투는 무리였다"며 설명했다.
이어 "남아있는 투수로 이어가고 싶었다. 홍건희를 올리지 못해 아쉽지만 시즌을 길게 봐야 한다. 이제 7경기 했다. 당장 급하면 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레이스에서 무리시키면 안된다. 5월,6월,7월,8월이 힘들다. 참고, 참고, 참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명신이 최형우와 대결에서 원볼을 주자 박신지로 교체한 이유도 "명신이가 그전부터 힘이 떨어졌다. 박신지가 2군에서 공이 좋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힘있는 볼이면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제구가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오늘 나서는 곽빈이 3선발이지만 1선발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좋은 투구를 했다. 정철원, 박치국, 홍건희 휴식을 취했다. 오늘은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필승의지를 드러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