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3명의 외부 FA를 영입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승인해 주신 (신동빈) 구단주께 감사하다. 당장 가을야구를 하겠다거나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말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우리 팀의 전력 상승은 확실해 보인다. 올해는 이기는 야구를 해 보이겠다.”
성민규 자이언츠 단장이 지난 1월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신입 선수 입단식에서 밝힌 소회다. 이날 새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였다. 각각 80억, 50억, 40억원씩을 받고 4년 계약을 맺었다.
성 단장의 자신감은 이유가 충분하다. 고질적인 약점이 해결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불안정한 포수와 내야가 보강됐고, 선발과 불펜을 겸할 수 있는 투수를 얻었다. 흔히 말하는 센터라인이 강해진 셈이다.
한화 이글스도 비슷하다. 무려 (6년) 90억을 투자해 4번 타자를 얻었다. LG에서 나온 채은성과 계약은 7년만의 외부 FA 영입이다. 또 SSG에 갔던 이태양의 복귀도 성사시켰다. 4년간 25억원의 조건이다. 여기에 내부 FA 장시환도 9억 3000만원(3년)에 잔류시켰다. 이들 3명에 대한 오피셜은 지난 해 11월 22일과 23일에 연달아 이뤄졌다. 이틀 새 약 125억원의 투자가 공식화된 것이다.
손혁 단장 역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직 순위를 말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분명히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이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정말 확실하고, 강한 팀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개막 2주차다. 팀당 4~7게임씩을 치렀다. 이제 막 뚜껑이 열린 상태다. 그러나 초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다. 뚜렷하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위쪽에는 반가운 일이지만, 아래 동네가 볼 때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순위표가 그렇다(8일 현재). 맨 위는 역시 전년도 챔피언이다. 3연승의 SSG(4승 1패)가 선두로 치고 나갔다. 투타의 균형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준다. 2~3위도 비슷하다. KT(3승 1패)와 LG(5승 2패)가 선전 중이다. 일부 주력 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선수층으로 극복하고 있다.
반면 롯데와 한화는 벌써 하위권으로 처졌다. 각각 1승 4패, 1승 5패로 9~10위로 내려앉았다. 두 팀은 지난 시즌 8위와 10위였다. 여전히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자이언츠의 경우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은퇴한 주포의 공백이 드러난다. 8일 현재 팀타율 꼴찌(0.208)다. 렉스(0.350)와 전준우(0.333) 정도가 제 역할을 해준다. 포스트 이대호로 꼽히는 한동희는 출발이 좋지 않다. 21타수 2안타(1홈런), 타율은 1할에도 못 미친다(0.095).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특히 불펜의 문제가 드러난다. 벌써 리드를 날려버린 블론 세이브가 2개나 기록됐다. 두산과 개막전의 여파가 크다. 6회까지 8-3의 우세를 못 지켰다. 연장 11회에도 10-9에서 끝내기 3점포(로하스)를 맞고 역전패했다. 7~8일 KT와의 사직 개막전서는 이틀 내리 무기력한 경기로 홈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글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첫 3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키움, 삼성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모두 1점차로 밀리면서 3연패했다. 네번째 경기는 다행히 문동주가 막아줬다. 드디어 상승세를 타는가 했지만 아니었다.
랜더스와 홈 개막전 두 경기는 잡아야 할 게임이었다. 7일 첫 게임은 3-1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9회초 2점차를 장시환이 날려버렸다. 결국 연장 10회 4점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다음 날도 비슷했다. 김광현을 두들겨 5-0의 우세를 잡았다. 그러나 야금야금 추격을 허용하더니, 결국 8회 5-5 동점을 만들어줬다. 그리고 또다시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불펜과 수비에서 드러나는 문제가 결정적이다.
그렇다고 스토브리그의 보강이 무용지물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채은성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26타수 9안타로 타율 0.346, 홈런 2개를 기록 중이다. 타점도 9개로 경기당 1.5개꼴로 쌓아간다. 현재 상황으로 가장 모범적인 FA다. 노진혁과 유강남도 수비면에서는 플러스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2할대 초반의 타력으로는 팀 전력에 기여도가 높을 수 없다.
다만 그런 우려는 있다. 암흑기가 길수록 문제는 간단치 않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다양하고, 심각할 지 모른다. 때문에 일부 보강하고, 손을 보는 것으로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걱정이다.
물론 아직 몇 게임 치르지 않았다. 그야말로 개막 초반일 뿐이다. 어느 시점에서 계기가 마련되면 반전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너무 늦으면 안된다. 전력차가 드러날수록 경쟁 구도는 일찍 굳어지기 마련이다. 이미 노란색 경고등은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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