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털보 에이스’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5실점(4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의 3-7 패배를 막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던 스트레일리는 5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럭저럭 던졌다고 할 수 있지만 개막전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부족한 기록이었다.
무엇보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기선제압 싸움을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회에 난조를 보이면서 3실점을 했다. 타선이 곧장 폭발하면서 추격한 뒤 역전까지 했지만 결국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10-12로 내줬다. 에이스의 역할을 다 했다고 보기 힘들었다.
시즌 첫 등판이라는 점을 참작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스트레일리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KT의 에이스인 웨스 벤자민과의 선발 맞대결이었지만 똑같이 1회에 실점했다. 3점을 내준 것도 개막전과 같았다.
1회 1사 후 강백호게에 우전안타, 알포드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스트레일리는 1사 1,2루에서 박병호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장성우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그리고 2사 2루에서 황재균에게 다시 중전 적시타를 얻어 맞고 3점 째를 내줬다.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허용한 적시타였다.
결국 스트레일리의 난조 속에 롯데는 힘겹게 따라붙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롯데는 부지런히 추격했다. 2회 유강남이 이적 후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1-3을 만들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이 추격이 무색하게 곧장 실점했다. 3회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솔로홈런을 내줬다.
타선은 3회말 잭 렉스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3-4로 추격했다. 하지만 4회 1사 후 3루수 한동희의 실책으로 위기가 만들어졌고 강백호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5실점 째를 기록했다. 이 실점은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스트레일리가 첫 두 번의 등판에서 흔들렸다. 무엇보다 심상치 않은 것은 패스트볼 구위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6km를 기록했다. 지난 두산전에서 평균 구속은 142.9km에 불과했다(스탯티즈 기준). 이날 역시 대부분의 공이 140km 초반대를 형성했다. 145km를 넘는 공 자체가 없었다.
2020년 205탈삼진으로 ‘닥터 K’의 면모를 과시했던 털보 에이스의 위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