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선 아주 멋진 홈 개막전이 될 수 있었다. FA로 거액을 들여 영입한 채은성이 새로운 팀의 홈 개막전에서 통산 1000안타를 8회 짜릿한 역전 결승타로 장식할 수 있었다. 그런데 9회 불펜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고, 10회 4득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재역전패로 끝났다.
한화는 홈 개막전이었던 지난 7일 대전 SSG전에서 8회까지 3-1로 리드했다. 6회까지 무득점으로 막혔지만 7회 박상언의 1타점 동점 2루타에 이어 8회 채은성의 좌중간 1타점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2루 찬스에서 앞타자 노시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해 끊길 뻔한 흐름을 채은성이 되살렸다.
이 안타로 채은성은 개인 통산 1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역대 114번째 기록. LG 소속이었던 지난 2014년 5월27일 잠실 삼성전 1군 데뷔전에서 4회 두 번째 타석에 배영수(현 롯데 투수코치)에게 좌전 안타를 치며 첫 안타를 신고한 뒤 8년10개월10일, 일수로는 3237일 만에 달성한 1000안타였다.
지난겨울 6년 최대 90억원 조건으로 FA 대박을 터뜨리며 한화의 해결사로 영입된 채은성은 개막 5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22타수 8안타) 1홈런 8타점 OPS 1.008로 활약 중이다. 득점권 10타수 5안타로 타율 5할. 지난 2일 고척 키움전에서 1·3·5회 3타석 연속 적시타를 치며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찬스에서 해결 능력을 보여줬고, 6일 대구 삼성전에도 9회 쐐기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한화의 개막 3연패를 끊고 첫 승을 이끌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채은성은 프로페셔널한 타자다. 이기는 야구를 많이 한 LG에서 왔고, 경기장 안팎에서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울 점이 많다. 채은성이 우리 팀에 와서 미칠 영향은 긍정적인 것 외에 없다”고 극찬했다.
이날 홈 개막전도 8회 결정적 한 방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1득점하며 3-1로 달아난 한화의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8회 열광의 분위기가 9회 순식간에 식었다. 마무리투수 장시환이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최정과 최지훈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1실점했고, 한유섬을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1사 1,3루 위기를 만들고 강판됐다.
위기에 강한 윤산흠이 긴급 투입돼 삼진 하나를 잡아냈지만 볼넷 2개로 밀어내기 실점을 하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채은성의 결승타가 날아간 순간. 연장 10회에도 한승혁이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3피안타 1볼넷 1사구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어 올라온 주현상도 밀어내기 포함 연속 볼넷으로 무너진 둑을 보수하지 못했다. 연장 10회까지 가며 힘을 뺐지만 결국 3-7 재역전패. 시즌 4패(1승)째였다.
4패 중 3패가 역전패. 4패 모두 7회 이후 결승점을 내줬다. 지난 1~2일 키움과의 고척 개막 2연전부터 연이틀 끝내기 패배로 졌다. 1일 개막전에선 장시환이 10회 이형종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패전을 당했고, 이튿날에는 9회 주현상이 김휘집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점수를 허용했다. 4일 대구 삼성전도 5-5로 맞선 7회 한승혁이 호세 피렐라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맞았다.
경기 후반 승부처를 버티는 힘이 떨어진다. 장시환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불안감을 이어가고 있다. 확실한 마무리가 중심을 잡아야 불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박상원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때 팔에 멍 증세가 지속돼 시즌 준비 과정이 늦었고, 시즌 개막 후 2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수베로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닥친 마무리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