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LG 김민성이 골든글러브 유격수 오지환의 빈 자리를 말끔하게 메웠다.
김민성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오지환이 경기 전 타격 훈련을 하면서 옆구리 불편을 호소했다. 전날 키움과의 경기 전부터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지환은 6일 키움전에 출장했다. 결국 상태가 악화됐고, 병원 검진 결과 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2주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상으로 드러났다.
김민성이 넥센 시절인 2017년 9월 6일 수원 KT전 이후 무려 2039일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김민성은 1회 2사 후 피렐라의 땅볼 타구를 잡아 깔끔하게 처리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날 수비에서 5차례 타구(땅볼 4개, 뜬공 1개)를 무난하게 잘 처리했다.
특히 8회초 1사 1루에서 이재현의 3루쪽 깊은 타구를 잡아서 재빨리 2루로 던져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삼성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원심 그대로 아웃으로 인정됐다.
1회말 타석에서는 행운의 적시타도 때렸다. 1-0으로 앞선 2사 만루에서 중견수 쪽으로 타구를 날렸고, 중견수가 잡으려다 글러브에 맞고 옆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가 됐다.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선 흠 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했다.
김민성은 경기 후 “내 포지션이 아닌 포지션으로 나가면 최대한 빨리 나에게 공이 오면 긴장도 풀리고 좋다. 다행히 어렵지 않은 타구여서 잘 마무리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시즌 구상에 김민성은 3루와 1루 백업 역할이었다. 그런데 유격수 오지환이 이날 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하고, 백업 유격수들(손호영, 김주성)은 이미 잔부상으로 엔트리에 없는 위기 상황이 왔다.
김민성이 6년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할 수 밖에 없었다. 김민성은 “캠프에서는 유격수 훈련을 안 했는데, 시범경기를 하면서 김민호 수비코치님이 유격수도 같이 해보라고 하셨다. 시범경기 때부터 준비했던 게 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캠프에서도 시즌을 하면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하고, 분명히 내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이 딱 그건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실수하더라도 일단 최대한 할 수 있는 거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롯데 시절에 유격수로 뛴 경험이있다. 김민성은 “프로 입단을 유격수로 했고 롯데에서도 뛴 기억이 나서 감회가 새롭다. 그때보다 다른 건 확실히 여유가 좀 생겼다”고 말했다.
당분간 유격수로 출장해야 할 상황이다. 김민성은 “당분간이 안 되도록 한번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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