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괴물 투수들은 지치지도 않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승을 경험하고 돌아온 일본 대표팀 주축 투수들이 시즌 첫 등판에서 나란히 승리를 따냈다.
일본의 WBC 우승 멤버인 투수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 다카하시 히로토(21·주니치 드래건스)가 지난 6일 일본프로야구에서 동시 출격했다. WBC를 다녀온 뒤 컨디션 조절을 위해 개막전을 건너뛰고 이날 나란히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세 투수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각각 최고 164km, 158km, 156km 강속구를 뿌렸다. 총 25개의 삼진을 합작하면서 시즌 스타트를 힘차게 끊었다.
사사키는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동안 예정된 투구수 80개를 딱 채우며 1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했다. 초속 10m 강풍을 뚫고 최고 164km 강속구를 뿌리며 주무기 포크볼을 더해 삼진 11개를 잡아냈다. 1회 1사에서 만나미 추세이에게 맞은 안타가 유일한 출루 허용.
야마모토도 홈경기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 강타선을 6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투구수 85개로 최고 158km 강속구에 120km대 느린 커브를 섞어 던지며 완급 조절을 했다. 야마모토의 호투에 힘입어 오릭스도 3연패를 끊고 시즌 3승3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WBC 일본 대표팀 막내였던 다카하시도 6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56홈런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도 헛스윙 삼진 포함 2타수 무안타로 봉쇄한 다카하시는 6회까지 95개의 공을 뿌리며 최고 156km 강속구와 스플리터, 커터를 구사했다.
일본리그는 아니지만 WBC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끈 MVP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도 메이저리그 개막 후 투수로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75로 12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았다. 최고 구속 100.7마일(162.1km)로 힘이 떨어지지 않았고,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선 111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일본 대표팀 최고령 선수였던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5이닝 3피안타 4볼넷 2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최고 구속 95.8마일(154.2km).
WBC에서 가장 많은 7경기를 치르며 전승 우승을 차지한 일본이라 주축 투수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 오타니가 3경기 9⅔이닝, 사사키가 2경기 7⅔이닝, 야마모토가 2경기 7⅓이닝, 다르빗슈가 3경기 6이닝, 다카하시가 3경기 3이닝을 던졌지만 후유증 없이 순조롭게 시즌 스타트를 했다. 지치지 않는 일본 괴물 투수들의 기세가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