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구→쐐기타' 첫 승 거뒀지만 당황한 오타니, 심판에게 어필 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9)가 투타 활약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투수와 타자로 모두 피치 클락 위반을 당했다. 

오타니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4볼넷 2사구 8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사사구 6개로 극심한 제구 난조에도 6회까지 111구를 던지며 버텼다. 

3번 지명타자로 나선 타석에서도 2타수 1안타 1타점 3출루 활약. 특히 투수로 111구 투구를 마치며 온힘을 쓰고 맞이한 7회 2사 1,2루 찬스에서 좌익선상 빠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에인절스도 오타니의 투타 활약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오타니는 1회 투수로, 6회 타자도 투타에서 한 번씩 피치 클락을 위반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피치 클락 제도인데 투타 모두 위반한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투수로는 1회 1사 2루에서 칼 랄리에게 초구를 던지기 전 피치 클락 위반으로 자동 볼이 선언됐다. 느려서 문제인 다른 투수들과 달리 오타니는 타자가 준비하지 않았는데 세트 포지션에서 바로 투구를 하려고 한 게 문제였다. 연속 삼진을 잡고 이닝을 끝낸 오타니는 공수교대 시간에 통역을 통해 팻 호버그 심판에게 이와 관련한 어필을 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까지 2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있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오타니는 피치 클락 위반이 투구에 미친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해 “그런 건 없었다. 작년에 하던 것을 못하게 됐다. 오늘 그것에 대해 알게 됐으니 다음에 대응해 나가면 된다”며 “경기 후 심판에게도 확인했다. 어디서부터 (피치 클락이) 시작되는지, 세트 포지션에서의 자세나 각도 등에 대해 얘기했다. 룰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심판도 조금은 헷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6회에는 타자로 무사 1루에서 맷 브래시 상대로 초구를 상대하기 전 피치 클락 위반으로 자동 스트라이크를 당하기도 했다. 이 순간에 대해 오타니는 “단순하게 내가 느렸던 것이다. 주자를 잠깐 기다리느라 타석에 들어가는 게 늦었다”며 “반대로 보면 내가 볼넷을 얻었을 때는 어느 정도 빨리 1루에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타자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스피드업을 위해 피치 클락 제도를 도입했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이내로 공을 던져야 한다. 시간 내에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볼이 선언된다. 타자도 투구 제한 시간이 8초가 남기 전까지 두 발을 타석에 두고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으로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도입 첫 해라 선수들도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가 풀카운트에서 피치 클락 위반으로 자동 스트라이크가 돼 삼진을 당했고, 심판에 어필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