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더 못할 수 없다”.
김동엽(삼성)의 출발이 예사롭지 않다. 2일 대구 NC전에서 4안타 원맨쇼를 펼친 데 이어 4일 대구 한화전에서 3-3으로 맞선 3회 역전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뭔가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김동엽은 “아직 몇 경기 안 해서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겨우내 꾸준히 준비했고 좋았던 시절을 자주 떠올리고 있다. 준비 과정부터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집중력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김동엽은 2019년 타율 2할1푼5리(195타수 42안타) 6홈런 25타점에 그쳤으나 2020년 타율 3할1푼2리(413타수 129안타) 20홈런 74타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혀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2021년 타율 2할3푼8리(185타수 44안타) 4홈런 24타점에 이어 지난해 타율 2할2푼1리(95타수 21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는 “많은 관심을 받고 왔는데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2020년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이후 부상 탓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급해졌다. 2년이 그냥 흘러갔다. 한 번 고꾸라지면서 다시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엽은 수년간 삼성 선수단의 멘탈 관리에 도움을 준 윤정순 멘탈 위원의 조언을 받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캠프 시작 전부터 자신감이 있었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다. 스스로 기대되는 시즌”이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동엽은 전 빙그레 주전 포수였던 김상국 전 천안북일고 감독의 아들이다. “아버지께서 원래 되게 엄한 스타일인데 지난해 겨울 제게 야구장에서 많이 웃고 인사 잘하고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속으로 울컥 했다. 진짜 무뚝뚝하신 아버지께서 그런 이야기를 안 하시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졌다”는 김동엽의 눈가도 붉어졌다.
올 시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김동엽은 “제가 정말 인복이 많은 것 같다. 좋은 코칭스태프, 동료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