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키움 안우진은 개막전에서 한화 상대로 최고 159km의 구속을 찍으며 6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대 개막전 탈삼진 신기록을 작성했다.
안우진과 친구이자 입단 동기인 두산 곽빈은 4일 잠실 NC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10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안우진 못지 않은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인 곽빈은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선수다. 반만 따라가자는 마인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서울 지역 1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키움은 안우진을 1차지명으로 영입했고, 서울 지역 2순위였던 두산은 곽빈을 1차지명으로 지명했다.
곽빈은 2018년 데뷔 첫 시즌을 뛰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2019~2020년 2년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2021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21경기를 뛴 곽빈은 지난해 후반기 뛰어난 직구 구위와 안정된 제구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반기 16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4.43에 그쳤지만,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98의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8~9월 두 달 동안 최고 155km의 직구와 주무기 커브를 앞세워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29로 맹활약했다. 당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안우진에 버금가는 직구를 던진다. 국내 우완 선발로는 안우진 다음으로 좋다”고 곽빈을 치켜세웠다.
4일 NC전에서 곽빈은 안우진 못지 않은 구위를 보여줬다. 7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WHIP는 0.43에 불과했다. 삼진 숫자는 안우진 보다 2개 적었지만, 개막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볼넷을 기록한 안우진의 WHIP 1.17 보다 낮다.
곽빈은 경기 후 안우진을 언급하자 “종종 연락하고 있다. (안)우진이는 아직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선수이기 때문에 반만 따라가자 그런 마인드로 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곽빈은 이날 최고 152km 직구(42개)를 비롯해 커브(24개), 체인지업(18개), 슬라이더(10개)를 구사했다. 직구와 더불어 주무기 커브를 결정구로 삼진을 많이 뺏어냈다.
곽빈은 “(양)의지 선배가 오늘 커브가 정말 정말 좋았다고 하셨다. 보면 알겠지만 커브를 정말 많이 던졌다. 나도 커브가 자신 있어서 신나게 던졌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투구 분석표에서 체인지업 숫자도 눈에 띈다. 지난해는 잘 안 던지는 구종이었다. 곽빈은 “원래 우타자한테 체인지업을 안 던졌다. 공이 빠지면 타자가 맞을까 걱정도 있어서 안 던졌는데, (양)의지 선배는 그걸 모르고 WBC 대표팀 연습게임에서 계속 체인지업 사인을 냈다.
그래서 던지다 보니까 ‘이게 잘 되네’ 해서 지금 자신있게 쓰고 있다. 내가 자신이 없어서 못 던졌던 것을 의지 선배가 잘 찾아줬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났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