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순은 9번에 놓았지만 김하성(28)의 파워를 의심하진 않았다. 밥 멜빈(62)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이 김하성의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보고도 놀라지 않은 이유다.
김하성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9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4-4 동점으로 맞선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우완 스캇 맥거프에게 좌월 끝내기 솔로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끝내기 홈런으로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이기도 했다.
3B-1S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한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받아쳤다. 라인드라이브로 총알 같이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빠르게 넘어갔다. 타구 속도 105.2마일(169.3km), 비거리 374피트(114m).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이스트 빌리지 타임스’에 따르면 경기 후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분명 파워가 있다. 오늘 그 힘이 크게 나왔다. 우리는 김하성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 백투백 홈런은 꽤 흥분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타순은 9번에 배치했지만 멜빈 감독은 김하성의 파워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애리조나 스프링 트레이닝 때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한국에서 시즌 30홈런을 쳤다. 올해는 그가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어 하는 것을 안다”며 장타력 상승에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김하성은 올해 개막 4경기 14타석 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앞서 2년에 비해 첫 홈런이 빠르게 나왔다. 2021년 첫 해에는 4월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개막 8경기(5선발), 22타석 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2년차였던 지난해에는 4월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개막 10경기(8선발), 31타석 만에 첫 홈런 손맛을 봤다.
2021년 117경기 298타석에 8홈런을 기록했던 김하성은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은 지난해 150경기 582타석에 11홈런을 쳤다. 2년간 통산 홈런 19개 중에서 패스트볼을 공략한 게 9개로 변화구·오프스피드(10개)보다 적었다.
이에 김하성은 지난겨울 최원제 개인 타격코치와 함께 변화를 모색했다. 레그킥을 유지하며 반응 속도를 높이는 훈련을 통해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연습을 했다. 첫 홈런은 변화구를 공략한 것이지만 앞으로 김하성에게 더 많은 홈런 생산을 기대케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