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역대 최고액에 계약한 투수 호세 베리오스(29)의 추락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작이 좋지 않다.
베리오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9피안타 2볼넷 7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토론토가 5-9로 패하면서 베리오스는 시즌 첫 등판부터 패전의 멍에를 썼다.
1회 시작부터 캔자스시티 1번 MJ 멜렌데즈에게 2루타를 맞은 베리오스는 2회 바비 위트 주니어, 마이클 매시, 카일 이스벨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2~3회를 실점 없이 막았으나 4회에도 안타 5개를 얻어맞으며 추가 4실점했다. 니키 로페즈에게 2타점 3루타, 비니 파스콴티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쉴 새 없이 맞았다.
6회 2사 2루까지 버텼지만 투구수 89개에 결국 교체됐다. 다음 투수 잭 팝이 멜렌데즈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베리오스의 실점은 8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도 두 번의 8실점 경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첫 등판부터 8실점 난타를 당했다.
이날 베리오스는 최고 95.9마일(154.3km) 싱커(21개), 포심(23개) 패스트볼 외에 슬러브(36개), 체인지업(9개)을 구사했지만 캔자스시티 타자들이 마치 알고 치는 듯 정확한 타이밍에 좋은 타구들을 생산했다. 상하좌우 코스와 구종을 가리지 않고 받아쳤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베리오스는 “실투가 몇 개 있었다. 나쁘지 않았지만 원하는 방식의 투구는 아니었다. 타자들이 나를 상대로 대처를 잘했다”고 말했다. 선발투수들의 부진에 머리가 아픈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시즌 초반 첫 등판에는 투수들이 항상 힘들어한다. 두 번째 등판부터는 나아질 것이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베 베리오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이라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우완 투수 베리오스는 지난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 2018~2019년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난 2021년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토론토로 왔고, 그해 시즌을 마친 뒤 7년 1억31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종전 2006년 12월 외야수 버논 웰스의 7년 1억2600만 달러를 넘어 토론토 구단 역대 최고액 계약. 투수 최고액이었던 2019년 12월 류현진의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넘어섰다.
FA 1년을 남겨두고 토론토는 구단 역대 최고액을 들여 베리오스를 일찌감치 잡아뒀다. 계약 당시 27세로 나이도 젊고, 내구성이 뛰어난 베리오스라 합리적인 수준의 좋은 계약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계약 첫 해였던 지난해 32경기(172이닝) 12승7패를 올렸으나 풀타임 빅리거가 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 5.23으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피홈런 29개도 커리어 최악의 수치였다.
아픈 것도 아니고 구속이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제구가 크게 나빠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리만큼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 아직 나이가 서른도 되지 않아 갑작스런 부진을 일시적 현상으로 여겼지만 올 시즌도 첫 경기부터 크게 무너졌다. 앞으로 6년 계약이 남아있는 토론토라 베리오스의 거듭된 부진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