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없는 해태? 김도영 이탈, KIA야구 밑그림이 틀어졌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4.04 09: 00

허망한 부상이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19)이 개막 2경기만에 이탈했다. 3일 서울 세종스포츠 정형외과에서 재검진결과 왼쪽 중족골 골절(5번째 발가락) 소견을 받았다. 4일 해당 부위에 대한 핀 고정 수술을 받는다. 수술 후 경기 출전까지는 약 12~16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 2일 SSG 랜더스와의 인천 개막시리즈 2차전에서 4회초 2루 주자로 3루를 돌다 접질리며 다쳤다. 빠르면 6월 말, 늦으면 후반기에나 실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KIA에게는 예상치 못한 전력 공백이다. 테이블세터진이 가능한 타격, 3루와 유격수 수비, 천재적인 주루능력까지 작년과는 확연히 다른 기여도를 기대한터라 더 뼈아프다. 

2년차를 맞는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을 전력의 핵심으로 평가했다. 작년 1년 동안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지만 풀타임으로 1군 엔트리에 데리고 있었다. 주루는 독보적이어서 필요한 전력이었고 경험을 쌓도록 배려하는 측면도 있었다. 1년 동안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김도영은 1군에 있으면서 부족한 점을 피부로 느꼈다. 그래서 후반기부터는 방망이를 잡은 손을 아래로 내리는 등 타격폼을 일부 수정했다. 투수들의 빠른 공이나 변화구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실제로 후반기 타율은 2할대 후반으로 올랐고 2023 시즌 도약의 실마리를 얻었다. 
질롱코리아는 발통증으로 참가를 포기했지만 대신 비시즌 기간 중에 체력과 근력 운동에 매달렸다. 한결 탄탄해진 몸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애리조나 1차 캠프에 이어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100% 소화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뒤늦게 가세했지만 올해는 완벽하게 시즌 준비를 했다. 수비도 집중훈련을 통해 포구, 송구까지 업그레이드 됐다. 
자신감도 컸고 주변의 기대도 높았다. 신인티를 벗고 여유까지 보였다. 주루는 타고난데다 타격과 수비까지 된다면 '야구천재' 이종범의 재현이나 마찬가지이다. 많은 출루와 빠른 발로 득점기회를 만드는 찬스메이커 노릇을 한다면 타선의 짜임새가 달라진다. 최원준이 복귀(6월13일)하면 박찬호와 함께 40도루가 가능한 세 타자를 타선에 보유할 수 있었다. 
아울러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나성범의 빈자리, 최형우의 노쇠화 등으로 떨어진 장타력과 득점력을 상쇄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개막 1차전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첫 타석 안타와 도루를 성공시키며 선제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2차전에서는 3타수 3안타를 터트리며 9-5 승리를 이끌었다.
KIA 야구 색깔을 바꿔놓은 활약이었다. 드디어 '이종범 야구'가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단 2경기만에 예기치 않는 부상과 최대 4개월 이탈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김 감독의 시즌 밑그림도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종범 없는 해태처럼 말이다. 결국 최원준이 복귀해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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