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많은 기대를 모으는 SSG 랜더스 신인 투수 2명, 이로운(19)과 송영진(19)이 같은 날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송영진이 먼저 등판했다. 지난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즌 2차전. 선발 커크 맥카티가 4회 들어 급격히 흔들리자 김원형 감독은 송영진을 올렸다.
3회까지 2실점을 한 맥카티가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고 최형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이후 폭투, 박찬호에게 중전 적시타,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 박찬호에게 3루 도루, 소크라테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순식간에 4실점을 했다. 점수는 2-6으로 벌어졌다. 위기는 1사 만루로 계속 이어졌다.
점수 차는 벌어졌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신인 송영진에게 맡곁다. 4회였기 때문에 추격을 더 노려볼 수 있었다. 그래서 신인에게 만루 상황을 맡긴 것은 쉽지 않은 결정처럼 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송영진은 프로 정규시즌 1군 첫 등판에서 황대인 상대로 초구에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송영진은 다음 타석에 들어선 변우혁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이창진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김호령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졌다. 직구는 149km까지 찍었다. 146km 이상은 계속 나왔다. 황대인 상대로 첫 투구의 결과가 아쉽게 됐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
KIA와 개막 2연전 모두 인천SSG랜더스필드는 만원 관중을 이뤘다. 신인 선수에게는 긴장감이 큰 상황이었다. 물론 베테랑도 이런 날은 많이 긴장한다. 신인은 오죽할까. 그래서 송영진은 값진 경험을 한 것이다. 만원 관중 앞에서 만루 위기였다. 이 정도면 송영진도 잘 막은 것이다.
8회에는 또 다른 신인 이로운이 등판했다. 첫 상대는 한승택. 초구에 직구 시속 150km를 찍었다. 전광판에는 151km가 찍혔다. 관계자도 팬들도 놀랐다.
한승택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홍종표에게 볼넷을 내줬다. 박찬호를 149km의 직구를 던졌다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류지혁에게 안타를 내주고 중견수 실책이 나오면서 실점으로 이어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까다로운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소크라테스를 상대할 때는 직구에 체인지업을 던졌다.
이날 송영진의 기록은 1⅔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이로운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긴장감 큰 상황에서 두 명의 신인 투수가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렀다.
김원형 감독은 캠프 때부터 두 선수에게 기대를 했다. 워낙 좋은 공을 던졌고 배짱도 두둑했다. 그래서 개막 엔트리에 두 선수를 모두 넣었다. 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충분히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시범경기 때와 타자의 집중력과 대처 능력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력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만큼 (1군 무대에서) 얼마나 (실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신인 둘이 함께 다니니 서로 의지하고 시너지 효과도 생긴다. 이로운이 잘 하면 송영진이 자극을 받는다. 송영진이 잘 하면 이로운이 자극을 받는다. 두 선수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에는 서로 피드백을 해주기도 한다. 서로 잘 해보려고 얘기하고 힘을 내려고 한다. 의지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앞으로 SSG 마운드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구속도 나오고 제구력도 있다. 구위가 좋은 투수들로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배짱도 두둑하고 ‘생각’을 한다. 김 감독은 두 선수를 두고 “마운드에서 생각을 한다”고 놀라워했다. 보통 신인들은 포수의 리드대로 던진다. 생각을 할 만큼 여유가 없는데, “신인답지 않다”고 할 만큼 여유와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데뷔전은 마쳤다. 김 감독은 일단 편한 상황에서 내보내겠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든, 그들이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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