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외국인 타자도 육성하는 일본…소프트뱅크 '4군 시대' 열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4.04 08: 00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일본프로야구 최초로 ‘4군 시대’를 열었다. 16세 외국인 타자까지 4군 경기에서 육성하며 장기적인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일 소프트뱅크 4군이 일본 후쿠오카현 치쿠고시 다마홈 스타디움에서 열린 교류전에서 독립리그 신생팀 미야자키 선샤인스에 2-5로 패배한 소식을 전했다. 독립리그 팀들도 수준이 높은 일본이라 소프트뱅크 4군이 고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5경기에서 2승3패. 
이날 선샤인스전에는 투수 포함 선발 라인업에 든 선수 10명 중 9명이 육성선수 신분이었다. 6회 대타로 나와 투수 강습 내야 안타로 출루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외야수 호세 오수나는 2007년생으로 아직 16살밖에 되지 않았다. 

호세 오수나. /소프트뱅크 호크스 홈페이지

등번호 173번의 우투우타 외야수 오수나는 185cm, 82kg으로 이미 성인 체격이다.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소프트뱅크가 육성 선수로 오수나와 계약했다. 지난 1월23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오수나는 “일본프로야구는 육성 시스템이 굉장히 좋다. 내가 성장할 기회가 있고,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올해는 4군에서 홈런 10개를 치고 싶다. 그 이후 홈런 숫자를 계속 늘려 미래에는 일본프로야구 기록을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최초로 4군을 만든 소프트뱅크는 현재 정식 선수 67명, 육성 선수 54명으로 총 121명의 선수들을 보유 중이다. 3군은 140경기, 4군은 80경기 정도 예정돼 있으며 독립리그 및 대학팀들이 주로 경기 파트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0년에도 일본 최초로 3군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1기 멤버가 지난 3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투수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 일본 대표팀 WBC 우승을 멤버인 포수 카이 타쿠야, 내외야 유틸리티 마키하라 타이세이가 소프트뱅크 3군이 배출한 육성 신화들로 2010년대 팀의 전성기를 이끈 주축 멤버들이다. 
소프트뱅크 시절 센가 고다이. 2014.05.23 /dreamer@osen.co.kr
스포츠호치는 ‘소프트뱅크는 육성 선수 출신 정식 선수가 12명으로 12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4군 제도를 도입했다. 선수 육성 환경은 기존 감독, 코치는 물론 투수, 야수에 1명씩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통일된 육성 방침에 따라 육성한다’며 트레이닝, 컨디셔닝, 식사 및 영양, 부상 예방까지 포함한 육성 시스템으로 밑에서부터 단계별로 키운다. 
아직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고졸 신인들의 체력과 기술의 기초를 4군에서 먼저 다진다. 3군에도 선수 숫자가 많아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뛸 수 없게 된 만큼 4군에서 일주일 2~3경기를 통해 보다 많은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거나 감각을 조율할 수 있게 됐다. 
12년 전 3군 감독을 맡아 육성 토대를 마련한 오가와 히로시 소프트뱅크 4군 감독은 “카이는 헝그리 정신이, 마키하라는 운동 능력이 대단했다. 센가는 처음에 체력이 없어 허약한 느낌이었지만 점점 체력이 붙어 자신감이 생겼다”고 3군 체제에서 기른 선수들을 떠올리며 “그때는 아무 것도 없는 제로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시설이 좋아졌다”는 말로 4군에서도 육성 신화를 예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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