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좌완 투수 팀 헤린(27)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첫 타자부터 4연속 탈삼진으로 최초 기록을 썼다.
헤린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개막 4연전 마지막 경기에 4-5로 뒤진 5회말 구원등판했다. 2사 1루에서 선발 칼 콴트릴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헤린에겐 메이저리그 첫 경기, 데뷔전이었다.
첫 타자 제러드 켈닉 상대로 던진 2구째 슬라이더가 원바운드 폭투로 이어지면서 2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볼카운트 2B-2S를 만든 뒤 5구째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6회에도 올라온 헤린은 A.J. 폴락, J.P. 크로포드, 훌리오 로드리게스를 연속 삼진 돌려세우며 ‘KKK’ 이닝을 만들었다. 결정구는 모두 낮은 슬라이더로 폴락과 크로포드는 헛스윙 삼진 당했고, 로드리게스는 루킹 삼진 아웃됐다.
1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인상적인 데뷔전. ‘MLB.com’은 이날 헤린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최소 4타자를 상대하면서 전부 삼진을 잡은 역대 최초 투수라고 설명했다.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가 지금의 18.44m(60피트6인치)로 바뀐 지난 1893년 이후 최초의 데뷔전 기록이다.
이날 구장을 찾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최고의 데뷔전을 치른 헤린은 “게임의 중요한 순간이었다. 불펜에서 밖으로 뛰어나올 때 느낌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경기장을 보면서 ‘내가 해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빅리그에 있었고, 정말로 멋졌다”고 벅찬 데뷔 소감을 말했다.
총 투구수 20개로 슬라이더(14개), 포심 패스트볼(5개), 싱커(1개) 순으로 구사했다. 최고 96.4마일(155.1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보다 주무기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쓰며 헛스윙 5개를 빼앗았다. 헤린은 “불펜은 선발보다 강점을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타자들과 한 번만 상대하기 때문에 강점을 발휘하려 했고,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헤린이 5~6회를 깔끔하게 막으면서 클리블랜드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역전승, 개막 4연전을 3승1패로 장식했다.
지난 2018년 드래프트에서 29라운드 전체 883순위로 늦게 뽑힌 헤린은 198cm 장신 좌완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육성을 거쳐 27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잊지 못할 데뷔전을 치르면서 투수 잘 키우기로 소문난 클리블랜드 마운드의 새로운 전력으로 떠올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