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주전 중견수였던 애런 힉스(34)의 심기가 불편하다. 주전에서 밀려난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힉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내야수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가 이날 선발 중견수로 투입돼 커리어 첫 외야 수비를 보며 9이닝을 풀로 뛰었다. 힉스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교체로도 나오지 못했다.
힉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개막 3연전 모두 선발에서 제외됐다. 주 포지션이 우익수인 애런 저지가 개막 첫 2경기 선발 중견수로 나섰다. 개막전에 결장한 힉스는 2일 경기에 9회 대타로 나왔지만 7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3일 미국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힉스는 “내 역할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 불확실하다”며 “하루종일 벤치에 있다 마무리투수만 상대하고 싶지 않다. 매일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하고 싶다. 선발로 뛰고 싶다.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한 스위치히터 외야수 힉스는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871경기 타율 2할3푼1리 648안타 100홈런 351타점 OPS .717을 기록하고 있다. 트레이드로 2016년부터 양키스에 합류했고, 2018년 개인 최다 27홈런을 터뜨리면서 2019년 2월 양키스와 7년 7000만 달러 연장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계약 첫 해부터 허리 부상으로 5월 중순 시즌을 시작했고, 8월초에도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59경기 출장에 그쳤다. 2021년에도 5월 중순 왼쪽 손목 수술을 받고 32경기 만에 시즌 아웃. 지난해에는 모처럼 큰 부상 없이 130경기를 뛰었지만 타율 2할1푼6리(384타수 83안타) 8홈런 40타점 OPS .642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양키스는 지난해 8월 데뷔한 베네수엘라 출신 유틸리티 유망주 오스왈드 카브레라가 시범경기 활약으로 개막 3연전 선발 좌익수를 맡았다. 양키스 외야는 좌익수 카브레라, 중견수 저지, 우익수 지안카를로 스탠튼으로 꾸려진 가운데 전천후 내야수 카이너-팔레파가 중견수까지 커버하며 멀티 수비에 나서고 있다.
4~5번째 외야수로 밀린 힉스이지만 올해 포함 3년 3050만 달러 계약이 남아있다. 올해 연봉 1050만 달러에 최근 부진으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 남은 3년의 계약 기간을 생각하면 방출도 어려워 마냥 벤치에만 앉혀둘 순 없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힉스의 역할에 대해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있을 것이다”며 “힉스가 처음 몇 번은 라인업에 들지 못했지만 상대 투수들과 매치업이 맞지 않았을 뿐이다. 앞으로 이틀은 경기에 나갈 것이다”며 4~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선발출장을 예고했다.
힉스는 “스프링 트레이닝 때 내가 개막 첫 3경기 선발에서 빠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으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앉아서 기회를 기다리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