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더 좋아졌다. 각도도 좋아졌고. 치고 들어오는 힘이 확실히 좋다".
지난 2일 대구 NC전에서 '끝판대장' 오승환과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같이 말했다.
8-6으로 앞선 8회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오영수를 2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9회 선두 타자 김주원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한 데 이어 한석현을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도태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 종료.
이날 오승환의 최고 구속 145km까지 나왔다. 시범경기 때 몸살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보다 구속이 덜 나왔지만 더 나올 여지는 충분하다.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오승환의 구위에 대해 "공이 더 좋아졌다. 각도도 좋아졌고. 치고 들어오는 힘이 확실히 좋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오승환은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31세이브 2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32. 7월 들어 부침을 겪긴 했지만 개인 통산 7번째 30세이브를 돌파했다.
그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투구 폼에 변화를 줬다.
박진만 감독은 "작년에 오승환이 느끼기에 스피드가 안 나와서 세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 팔이 좀 내려왔었다"면서 "오승환이 변화를 주기 위해 투구 폼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팔 각도를 올리면서 스피드와 공의 각도 모두 작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스프링캠프 때 준비를 잘해왔다. 올 시즌 기대가 된다. 또 다른 오승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982년생 오승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오승환의 몸 상태는 20대 선수와 비교해도 나으면 낫지 뒤지지 않는다.
"저는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끔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핑계라면 핑계일 수 있겠지만 지난해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몸 상태도 괜찮고 힘들다는 걸 전혀 못 느낀다". 오승환의 말이다.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한 오승환. 갈수록 더 위력적인 끝판대장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