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한 방 날린 20년 차 포수, "아직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젊다는 걸 많이 보여주겠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4.03 14: 23

"어제 많은 관중이 오셨는데 이기지 못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많은 팬들 앞에서 꼭 이기고 싶었다. 6점 차로 지고 있었지만 포기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1점씩 잘 쫓아가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8)가 극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박진만 감독에게 사령탑 데뷔 첫 승을 선사했다. 
강민호는 지난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3-6으로 뒤진 5회 1사 1,2루서 NC 선발 구창모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직구(144km)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10m.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5회말 1사 1,2루 동점 좌월 3점 홈런을 치고 포효하고 있다. 2023.04.02 / foto0307@osen.co.kr

지난해 구창모를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시즌 첫 대결에서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강세를 이어갔다. 
"별로 강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못 치다가 작년 창원 원정 경기(9월 28일) 때 홈런 1개 2루타 2개 쳤다. 그날만 잘한 거다. 구창모는 워낙 투수니까. 제가 잘 친 것보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됐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게 강민호의 말이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파워가 여전하다'고 하자 강민호는 "아직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젊다는 걸 많이 보여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5회말 1사 1,2루 동점 좌월 3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04.02 / foto0307@osen.co.kr
외국인 원투 펀치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는 개막 2연전에서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일 선발로 나선 뷰캐넌은 5이닝 8피안타 5탈삼진 4실점으로 고배를 마셨고 수아레즈는 2일 경기에서 3이닝 6실점(9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으로 무너졌다. 
이들과 배터리를 이뤘던 강민호는 "뷰캐넌은 어제 컨디션이 안 좋았고 수아레는 공은 좋았는데 전적으로 볼배합 실수라고 생각한다. 뷰캐넌은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이고 어차피 시즌은 길다. 아무런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듀오를 비롯해 계투진의 활약은 돋보였다. 강민호 또한 "우리 팀 중간이 약하다는 평가에 투수들이 독하게 잘 준비했다.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한 결과"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작년까지는 전담 포수제가 있었지만 올해는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 그때그때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간다"고 말했다.
이에 강민호는 "이제 생존이다. 감독님께서 '이제 이름값보다 당일 컨디션을 보고 기용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만큼 보여줘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서 "서운한 건 없다. 좋은 동기 부여이자 자극이 되는 부분이다. 캠프 때 베테랑 선수들도 열외 없이 준비했다. 열심히 해온 만큼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한 강민호는 "열심히 한 만큼 몸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은퇴하기 전에 한국시리즈에 꼭 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첫 승을 올리고 8-6 역전승의 주인공 강민호에게서 승리구를 받고 포옹하고 있다. 2023.04.02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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